세계적인 프랑스 일러스트레이터(삽화가)인 장자크 상페<사진>의 이번 전시회는 아시아에서 열리는 최초 전시로 국내에서 많은 독자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 장자크 상페의 원화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듯 하다.
장자크 상페를 세상에 알린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그의 초기 작품인 `꼬마 니콜라`라 할 수 있다. 사랑스러운 9살 프랑스 소년 니콜라와 친구들의 행복한 이야기로 구성된 이 작품은 50여 년간 30개국 언어로 번역되며 전세계 아이들에게 사랑 받는 동화로 군림해왔다.
르네 고시니(`아스테릭스`등을 쓴 프랑스의 작가)의 글과 장자크 상페의 그림으로, 어린시절의 자전적 이야기를 풀어낸 이 작품은 어린 아이들에게는 즐거움과 행복을 또한 어른에게는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이 외에도 장자크 상페는`좀머씨 이야기`,`콘트라베이스`(파트릭 쥐스킨트 글) 등의 삽화로 유명하고, `얼굴 빨개지는 아이`, `자전거 못타는 아이`등에서는 그림과 글을 함께 쓰는 등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삽화가이자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는 `꼬마 니콜라`원화를 비롯`아무것도 쉬운 건 없다`, `흥망성쇄` 등 작가의 초창기 작품부터 `사치와 평온과 쾌락`, `어설픈 경쟁`, `각별한 마음` 등 1961년부터 2009년 최근의 작품까지 이 작품집들에 수록된 소묘화, 수채화 120여점의 원화와 니콜라 피규어 등의 소품이 전시된다.
전시되는 작품들은 24종의 작품집에 수록된 원화들이며, 이중 13개 작품집에 수록된 원화들은 한국에 출판되지 않은 작품들이다.
이번 장자크 상페 특별전에서는 그의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흠뻑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시는 여섯 개의 섹션, 해학과 유머, 상페와 예술, 삶의 단상과 잠언, 상페 in France, 꼬마 니콜라, 그리고 상페의 친구들로 구성돼 상페의 인간적 매력과 위트 넘치는 작품세계를 볼 수 있게 했다. 상페의 처녀작 `단순한 건 없어`에서부터 단골 식당을 찾는 랑베르씨와 그의 주변사람들을 그린 `랑베르 씨`, `랑베르 씨의 신분상승`, 소시민들의 삶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 `사치와 평온과 쾌락`, 철학적인 울림으로 평범한 소시민들을 그린`겹겹의 의도`, 낭만적인 파리의 일상을 그린 일러스트레이션 에세이`각별한 마음`, 무한한 애정으로 파리와 그 시민들을 데생한`파리스케치`등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작품 외에도 미발표 작품들을 포함 120여점이 공개돼 다양한 상페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특히 1961년 상페의 청년기에 제작된`꼬마 니콜라`의 원화와, 르네 고시니의 사후 발견된 미공개 원고로 70대 노년의 상페가 2009년에 새로 제작한`꼬마 니콜라와 빨간 풍선`의 원화를 비교 감상해 볼 수도 있다. 더불어 상페의 스승인 샤발과 동료 작가 보스, 꼬빈, 윌리엄 스테그 등 10여명의 작가 20여점을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아동에서 성인까지 폭넓은 층에게 어필하는 장자크 상페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삶을 바탕으로 해 보통의 평범한 인간들이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상황들을 해학과 따뜻한 유머로 풀어낸다는 점이다. 때로 그의 그림은 현대인의 욕망과 갈등, 문명 비판적인 요소를 담기도 하지만, 그의 비판에는 인생과 사랑을 담아 점잖고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상페의 작품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줄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작품 속 주인공에 있다. 상페의 작품 속 인물들은 세상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작품 속의 사람들은 늘 무언가 미숙하고, 어설프면서도, 고독한 우리의 자화상을 떠올리게 한다. 입장료 성인 1만원, 중·고생 7천원, 초등학생~만4세 이상 5천원. 문의 (053)606-6236.
/윤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