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핀란드 과학자들은 이처럼 대륙마다 단풍 색깔이 다른 현상의 기원을 3천500만년 전 빙하기에서 찾았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22일 보도했다.
봄·여름철 식물이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데 사용되는 엽록소는 추위에 민감해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 생성되지 않으며 녹색이 사라지면서 녹색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카로티노이드라 불리는 노랑과 주황색 색소가 드러나게 된다.
그러나 붉은색의 출현은 더 복잡한 설명이 필요한데 이는 나무가 죽어가는 마당에 에너지를 사용해야만 만들어낼 수 있는 색이기 때문이다.
붉은색은 카로티노이드와는 달리 가을철에만 생성되는 안토시아닌의 색깔이다. 안토시아닌은 해로운 자외선을 막고 햇빛에 지나치게 노출되지 않도록 나무를 보호하는 일종의 차광 역할을 하는 동시에 나뭇잎의 세포가 가을 추위에 쉽게 얼지 않도록 보호하는 부동제 역할도 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식물이 먹음직한 노란색을 띨 경우 붉은색이 곤충의 접근을 막는다는 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하이파-오라님 대학과 핀란드 쿠오피오 대학 연구진은 바로 이런 가설을 근거로 대륙 간의 낙엽 색깔 차이를 설명했다.
약 3천500만년 전까지만 해도 지구 대부분 지역은 상록수, 또는 열대림으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이후 빙하기와 건조기가 교차하면서 많은 나무가 낙엽수로 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 가운데 많은 종이 곤충을 물리치기 위해 빨간 낙엽을 만들어내는 진화 과정을 시작한 것으로 추측했다.
동아시아와 북아메리카 대륙의 산맥들은 동서로 뻗어 있어 식물과 동물이 기후 변화에 따라 남북으로 이동할 수 있었으며 이들의 천적인 곤충들도 함께 이동해 끊임없는 생존 경쟁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