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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엄마의 지혜

윤희정기자
등록일 2009-09-23 22:30 게재일 2009-09-23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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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다 보면 별의별 일이 다 있다. 갑자기 열이 나고 넘어져 다치는 것은 물론 잠깐만 한눈 팔면 닥치는 대로 아무거나 삼키기도 한다.

아이를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엄마들지만 이런 기막힌 응급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면 우왕좌왕 정신이 없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현명한 엄마의 지혜를 알아보자.

■머리를 심하게 다쳤을 때

우선 아이가 머리를 다쳤다면 이름을 불러보아 아이의 의식이 정상인지 확인한다. 다음으로 머리의 상처를 자세히 들여다보아 긁혔는지, 부딪혔는지, 혹이 나거나 멍이 심하지는 않은지 피가 나는지 등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

부딪혀서 멍들거나 내출혈이 생긴 곳은 얼음주머니로 차게 해준다. 혹이 생기거나 멍이 들었다면 부어오르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는 물 적신 타월이나 얼음주머니를 다친 부위에 살짝 올려놓는다. 이렇게 환부를 차게 하면 통증도 가라앉고 멍이 더 이상 커지지 않는 효과와 함께 지혈도 된다. 만약 아이가 싫어한다면 무리해서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별한 상처 없이 아이가 멍해하거나 자꾸 토하고 기운 없어 한다면 즉시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해야 한다. 특히 귀나 코에서 피 또는 수액이 나오는 증상이 있다면 위험 상황이다.

■넘어져 관절을 다쳤을 때

아이가 넘어져서 제대로 일어서지 못할 때는 관절을 다쳤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팔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거나 만질 때 심하게 운다면 골절이나 탈구일 가능성이 높다. 관절을 다친 것 같을 때는 억지로 펴려 하지 말고 구부러진 채로 부목을 대고 붕대를 감아 고정시킨다. 이때 사용하는 부목으로는 접히는 신문, 잡지 등이 좋다.

부목은 발목과 무릎 관절에 걸쳐지도록 붕대로 고정시킨다. 팔꿈치나 손목 등의 관절을 다쳤다면 팔꿈치부터 손목까지 부목을 대고 붕대를 감아 고정시킨 후 붕대를 길게 연결하여 목에 거는 정도로 응급처치 한 후 병원으로 간다.

■눈·귀에 이물질 들어갔을 때

눈에 들어간 이물질은 눈물을 따라 자연스럽게 나오므로 아이를 울게 해서 이물질이 눈물과 함께 나오게 하는 것이 좋다. 조금 큰 아이라면 물이 가득한 세숫대야에 이물질이 들어간 눈을 담그게 한 상태에서 눈을 몇 번 깜빡거리게 한다. 그 다음 깨끗한 면봉을 이용해 눈 주위에 낀 이물질을 조심스럽게 제거한다.

귀에 벌레나 물, 콩 등 이물질이 들어갔을 때는 억지로 빼려 하지 말고 그 상황에 맞는 응급처치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벌레나 곤충이 들어갔을 때의 응급처치로는 주변을 어둡게 한 후 귀에 밝은 전등을 비추거나 담배연기를 쐬어주면 쉽게 나온다.

콩이나 작은 구슬 등이 들어갔을 때는 자칫 더 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므로 억지로 빼려 하지 말고 이물질이 들어간 쪽 귀를 아래로 하고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병원으로 간다.

목욕이나 머리를 감다가 귓구멍에 물이 들어가면 심한 경우 중이염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우선 물이 들어간 쪽 귀를 아래로 하여 반대편 귀를 톡톡 두드려주는데, 물기를 제거할 생각으로 면봉으로 후비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이다.

■화상을 입었을 때

옷을 입은 상태에서 화상을 입었다면 찬물을 끼얹어 열을 식힌 후 가위로 조심스럽게 옷을 잘라내 상처 부위를 드러내 화상의 정도를 살펴야 한다. 이때 옷을 벗기는 과정에 상처 부위가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몸 전체에 화상을 입었을 때는 아이를 안아 차가운 물에 조심스럽게 담그고 부분 화상일 때는 깨끗한 수건으로 얼음주머니를 만들어 찜질해준다.

■열이 심하게 날 때

아이가 열이 심할 때는 단순히 온도계의 숫자에 의한 체온도 중요하지만, 아이의 상태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체온을 측정해 보니 37.5도, 그다지 높지 않아도 아이가 유난히 힘들어하면 적당한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체온이 38도가 넘어서도 아이가 힘들어하지 않고 잘 논다면 우선은 그냥 지켜보는 것이 좋다.

아이의 열을 급히 내리려면 찬물보다 미지근한 물이 좋다. 지나치게 찬물로 마사지를 하면 아이를 고통스럽게 할 뿐 아니라 말초혈관을 수축시켜 피부만 냉각시킬 뿐 몸 속은 여전히 뜨겁다. 중요한 것은 물수건을 몸에 덮어놓지 말고 박박 문질러야 한다는 것. 문지르면 혈액순환이 더 잘 되기 때문이다.

그 밖에 창문을 열어 방 안을 환기시키고 아이 옷을 벗긴 후 물수건으로 문지르면서 마사지한다. 열이 오르면 탈수현상이 심해지므로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도 중요하다. 체온은 5~10분 단위로 자주 체크하는데, 체온이 빠르게 상승하거나 39.4도가 넘는 경우 즉시 병원에 간다. 흔히 집에서 상비해 둔 해열제를 먹이는데 해열제나 항생제는 함부로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

■배가 아파 울 때

배가 갑자기 아픈 아이들에게 집에서 뭔가 해주려 하기보다는 다른 동반 증상이 없나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아이가 배 아파하는 양상이 놀다가 갑자기 통증을 호소하다 다시 괜찮아지는 것인지, 배가 아파하면서도 놀거나 먹는 것에는 변화가 없는지, 토한다면 먹고 나서 토하는지, 먹지 않은 상태에서 토하는지, 설사나 혈변은 없는지, 변이 의심스러우면 기저귀를 가지고 소아과를 방문하는 게 좋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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