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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과 사

슈퍼관리자
등록일 2009-09-15 21:07 게재일 2009-09-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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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신로타리 코리아 부위원장객원 논설위원
아인슈타인은 우주와 생명의 신비에 깊이 다가갈수록 신을 한번 만나보고 싶고 종교적 신앙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구름층을 통과하면서도 부운기(浮雲起)와 부운멸(浮雲滅)을 수없이 읊조려 보았으나 생과 사가 말처럼 환원되지 않고 늙는 것도 병드는 것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체는 죽음은 피해 갈 수가 없긴 하다.

서산대사는 생과 사를 이렇게 읊었다. “삶이라는 것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生也一片浮雲起)” “죽음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흩어지는 것이다(死也一片浮雲滅)”

망자의 가는 길을 두고 인도는 갠지스 강에서 항하사를 밟으면서 넘긴다.

서양은 성문을 나서는 것 ,즉 앙드레지드가 밝힌 것처럼 좁은 문을 지나야 끝이 난다.

한국은 아리랑 고개를 넘어야 제대로 간다. 아리아리는 실체는 없지만 정신세계를 부르는 간절한 염원이다. 랑은 공 개념이어서 랑을 넘어가야만 그 영혼이 비로소 제 갈 길을 찾는다.

`가장 행복한 곳, 지극한 기쁨`이라는 의미여서 안양(安養)이다. 산스크리트어로는 숫카이바티(Sukhavati)이며 인연을 잘 만들려면 마음을 잘 다스리고 나눔을 지극한 마음으로 앞세우고 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런 마음을 잡기 위해서는 인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 매듭과 매듭이 이어져서 그물이 되듯이 인연과 인연으로 얽힌 것이 이 세상이어서 혼자 잘사는 것보다 더불어 잘 살아야 한다.

행복과 불행은 종이 한 장 차이도 안 나는 마음의 벽을 사이에 두고 있으니 그 벽을 넘어서고 못 서고는 모두 마음 때문이다.

지난 생의 인연이 닿지 않으면 옷깃도 스쳐 지나갈 수 없다고 했다. 이보다 더한 인연과 인간 사랑의 표현을 없을 것이다.

우리 민족에겐 `인연`이란 것은 인간 사랑의 지독스런 또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민족에겐 인연의 정신을 뛰어넘는 `이웃사촌`이라는 삶의 정서가 일찍부터 마음속에 자랐다. 유럽과는 달리`휴머니즘`시대를 체험한 적이 없는 민족이긴 하지만 인연과 이웃사촌의 정신이 시대와 사람의 끈을 이어 왔다고도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이웃정신이 말살되고 무전유죄, 유전무죄, 무전무학, 유전유학이 차례를 기다리는 말라비틀어지는 사회가 되어가면서 생명을 극히 허술하게 대하는 풍조가 남다르다. 인간은 누구나 따뜻하게 살다 갈 권한을 갖고 있으나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20대 사망원인은 자살이 1천만 명당 21명으로 가장 많고 교통사고의 배나 된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수치 속에는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노인과 20대가 가장 많이 숨어 있다.

이혼이 가장 많은 나라, 세계에서 아이를 가장 낳지 않는 나라, 자살이 많은 나라로 비춰지는 우리 사회의 3대 부정적 요소 가운데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프랑스에서 출간된 공상소설 `황혼의 반란`에서는 사회적 골칫거리가 된 노인이 휴식, 평화, 안락의 센터에 끌려가 생을 마감시키는 장면이 묘사되는 것을 보면 복지문제가 잘 풀리는 유럽도 예외는 아닌듯하다.

노령지진이 예고되는 사회도 막고 잿빛 도시에서 생기발랄한 초록빛 도시로 가는 길을 더는 늦기 전에 찾아내야 나라의 미래가 있다.

낡은 것은 소멸되고 새로운 것이 태어나는 자연의 신진대사가 활발해 져야 건강한 사회가 될 터.

지금은 상대나 세상을 원망하지 않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시기이다. 맹자(孟子)는 자세를 가다듬어 활을 쏘고 지더라도 상대를 탓하지 말고 스스로에서 구할 것(反求諸己, 反射自問)을 주문했었다.

억(億)자를 파자해보면 사람의 생각이 억으로 모아지기도 하지만 순간적으로 갈갈이 흩어지고 만다. 긍정적 사고가 모든 것이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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