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온 캠프에 대해 들었을 때 당연히 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기간이 너무 긴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이제 앞으로 이런 기회가 흔하지 않기에 참가하게 됐다. 물론 내가 봉사부서인 인터렉트 부장이라는 책임감이 더 컸던 것 같기도 하다.
7월15일, 여름방학과 동시에 안동 시온 캠프를 시작하였다. 일찍이 시온재단에 대해 인터넷을 통해 알아봤지만, 실제로 겪게 된 시온재단은 더 크고, 편리해서 오히려 봉사보다는 휴양을 온 느낌이었다. 2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오면서 단잠을 자고 있어서 그런지 모두가 짜증이 나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반갑게 맞아주시는 선생님들 때문인지 바로 웃으며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하고 인사를 하고 2층 희망교회로 이동하여 원장님의 인사말을 듣고 나서 짐을 풀었다.
둘째 날 아침, 5시부터 일어나 씻고 어제 받은 종이에 적힌 대로 배정받은 방으로 들어가 식구 분들의 아침식사 도우미 및 말벗이 되어드려야 했다. 나와 온이 언니, 1학년인 은지와 배정받은 방은 단비원의 할머니들이 계신 방이었는데, 특히나 우리가 맡은 방의 할머니 세분께서는 밝고, 우리를 손녀처럼 대해 주셨다. 외할머니 댁이 안동이라서 안동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설명해주시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돌아다니니 색달랐다. 여러 문화재를 보고 난 후에는 예인이라는 시온재단과 관련된 공장에 가서 직업체험을 하기도 했다.
셋째 날 아침, 역시 5시 쯤 일어나 세면을 하고 보니 비가 오고 있었다. 그래도 당연한듯이 할머니들을 찾아 뵈었다. 웃으며 서로를 반가워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단 이틀 만에 진짜 할머니와 손녀가 된 기분이었다. 이 날은 아침을 거르고 그냥 계속 산책을 나가고 싶어 하시는 할머니를 휠체어에 앉혀 문 앞을 왔다 갔다 하며 놀아드렸다. 11시쯤, 다시 특별교육을 어제 예인에서 만났던 김춘식 원장님이 해주셨는데 이때의 주제는 `행복`이었다. 교육을 받으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행복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제는 우리가 외출을 했기 때문에 오늘은 식구 분들을 도와드리고 청소도 하고, 일손도 돕는 날 이었다.
아쉬운 마지막 날, 이제 마지막 인사를 드리러 할머니들 방을 찾았다. 마지막인 만큼 조금이라도 더 잘해드리고 더 있고 싶어서 `할머니 저희 이제 가요, 보고 싶을 꺼예요. 다음에 또 올께요.`하고 약속도 했다.
그리고 시온에서 론볼이라는 운동을 처음으로 배우게 되었는데, 무게 중심이 다른 공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작은 공을 맞추는 그런 운동이었다. 여기 시온에는 론볼 장애인 국가대표이신 분도 계셨다. 재미있게 론볼 교육과 대결을 마친 후 단체사진을 찍고 짐을 챙겨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기 전 집이 오천이신 식구 분과 얘기를 하는데 우리가 가는게 아쉬우신지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으셨다. 겨우겨우 꼭 다시 온다는 약속을 하고 아쉬운 인사를 나눴다.
안동시온캠프를 다녀온 지금도 생각만 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가 처음이라 선생님들도 어색하고 우리도 어색했지만, 나중에라도 다시 가게 된다면 진짜 한 가족처럼 이해해주고, 장난도 치고, 혼도 내고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평소 학교에서 가는 당일 봉사활동도 좋지만 이처럼 2박3일, 3박4일 일정기간동안 장애인분들, 어르신들과 함께 지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이제 곧 3학년이라 봉사를 자주 다니는 것이 힘들어질지도 모르지만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고, 앞으로의 학교 후배들이나 우리 인터랙트 후배들에게 한 번쯤은 가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