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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사람들을 만나다

슈퍼관리자
등록일 2009-09-02 19:37 게재일 2009-09-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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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예 은영일고 2
한 달에 한번 봉사활동을 가는 토요일, 나와 어울리지 않게 굉장히 오랜만에 지각을 했다.

운동장 옆 공간에서 교장선생님께서 훈화를 하시고 계셔서 들어가 줄은 서지 못했지만 잠시나마하시는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

`꿈을 가져라. 봉사활동을 통해 마음을 넓혀라.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예티쉼터는 가까웠다. 두 번째 가는 거라 대충 어떻게,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았다.

선생님께서 이곳 장애인들에 대해 이야기 해 주시는데 새로웠고 궁금했다. `대체 어떻길래…`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단 만나보고 싶었다.

청소분담을 하는데 전에 이곳에 온 친구들이 한 이야기가 생각났다. “무슨 일이 있어도 2층만은 가지마라. 힘들다. 무섭다.”

하지만 난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대체 어떻길래 저렇게들 피할까. 한 친구는 심지어는 “좀비가 막 몰려온다” 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궁금 반 호기심 반으로 2층 청소를 지원했고, 올라갔다. 계단으로 올라가는데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이 막 괴성을 지르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너무 두려웠다. 그제야 실감이 났다.

그런데 올라가자마자 한 장애인 언니가 손을 잡아 날 어디론가 이끌었다.

너무 무서웠지만 피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나서 가만히 있었는데 괜찮았다!

그 장애인언니가 날 좋아하는것 같았다.

내 신발을 보고 자기신발이랑 똑같다고 좋아하고.

그러면서 장애인들에 대한 나의 인식이 바뀌었다. `아! 이 사람들. 순수하구나.`

햇볕에 빨래 말리기, 남자숙소, 여자숙소와 강당에 선풍기 달기가 우리가 할 일이었다.

청소도 하지 않았고, 장애인 언니 오빠들과 같이 놀아주지도 못했다. 쉬운 일만 한 것 같아 미안했다.

인사를 하고,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우리는 예티쉼터를 나왔다.

그 전까지만 해도 나는 교회를 다니면서도 장애인들을 보면 피하고 멀리하고 했었는데 오늘 짧은 시간이었지만 잠시 같이 있어보니 이 사람들이 그 누구보다 더 마음이 순수한 사람이라는 것을 조금이나마 깨달았다.

혹시 다음에 예티쉼터를 가게 되면, 아니, 다른 어떤 장애인 기관에 가더라도 제일먼저 손을 들고 같이 놀아주는 봉사를 자원 할 것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오늘 한층 더 성장한 나를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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