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군이 수상한 작품은 우리 엄마는 `Camp Carroll 자동차 정비공`이다.
이 군은 매 학년 초 작성하는 자기소개서의 부모님 직업란을 쓸 때면 늘 고민에 빠진다며 주한미군부대 캠프 캐럴 자동차 정비공이 어머니직업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면 담임선생님께서 꼭 이군을 불러 “건희야 아버지 직업을 어머니 직업란에 잘못 쓴 거 아니냐”며 물을 때 저희 어머니는 캠프캐럴 정비국 주요엔진조립부에 근무하시는 자동차 정비공이십니다”라고 당당히 대답했다고 했다.
이 군은 지금 우리사회가 남녀평등을 외치는 시대가 됐다고 하지만 아직 사회 곳곳에는 직업과 관련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는 것 같다며 나도 친구들에게 엄마가 정비공이라는 걸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특히 이군 어머니는 남편과 사별후 캠프캐럴 정비국 주요엔진조립부에 입사하고자 마흔이 넘은 나이에 자동차정비학원, 컴퓨터 학원에 다녀 2급 자동차정비 자격증, 지게차 자격증, 굴착기 자격증, 인터넷 정보검색사 자격증, 워드 1급 자격증 등을 취득했지만 캐프캐롤 입사시험에서 매번 여자라는 이유로 서류전형시 불합격했다.
그러나 이군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도전한 결과 미국인 책임자가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채용자격을 박탈한다면 양성평등기준에 어긋난다며 채용해 처음에는 험비(HMM WV)같은 장갑차의 고장난 엔진을 수리했다.
채용후에도 한국인 정비책임자는 여성 비하 발언과 성차별 발언을 서슴지 않았지만, 이군 어머니는 이에 굴하지 않고 오직 미군부대 최초의 여성 정비공이라는 자부심으로 임무에 충실해 매번 근무 평점 1위는 물론 영어 자격시험에도 합격해 지금은 행정직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특히 이군은 “어머니는 각종 사회적 편견과 불혹의 나이에도 남성들과 함께 중장비정비학원 등에 다니며 도전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며 “앞으로 어머니의 소망은 여성 불모지인 Camp Carroll 정비국에서 모든 남성을 다 제치고 최고 책임자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공개적인 성차별은 점차 사라지고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성차별은 아직도 사회 곳곳에 상존한다며 우리나라도 선진국이 되려면 양성차별의 편견을 깨트려야 한다고 주장도 폈다.
순심고 김영한 교장은 “순심고는 글짓기 등 다양한 교육으로 양성평등 교육이 내실 있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수상작은 가정과 학교 및 사회 전반에서 발생하는 새로운 성적 가치관과 양성평등 의식 확산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보수기자 nb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