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장은 15일 국회 정례 기관장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집권당으로서 대승적 결단을, 야당은 전제조건의 고리를 스스로 끊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주문했다.
김 의장은 특히 “한 달짜리 임시국회 소집 여부를 놓고 보름 이상 ‘샅바싸움’으로 시일을 소진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나”라며 “국회가 늦게 열려 발생하는 사회·경제적 손실과 기회비용 상실 문제에 우리 정치권은 너무나 무관심하다”고 개탄했다
한나라당과 정부, 청와대 역시 이날 6월 임시국회의 조속한 개회를 촉구했다.
이날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당·정·청 관계자들은 “민생법안과 안보문제 등을 다루기 위해 6월 임시국회를 조속히 개회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경제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국민들도 희망을 갖기 시작하는 때에 국회에서 뒷받침을 해주지 못해 죄송스럽다”며 국회 개회가 시급하다는 뜻을 전했다. 박 대표는 민주당에 대해 “민주당은 조문정국의 반사이익을 누려보자는 얄팍한 생각으로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며 “얼마 가지 않아 반사이익은 엷어지고 반사손해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임시국회가 개회돼 국민들이 걱정하는 민생, 안보 문제가 최우선으로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지금은 경제·안보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해 국민적 결속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 추진 과정에서 여당과 국회의 협력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 역시 “경제위기는 상당한 진정국면에 접어들었고 터널 끝이 보인다”며 “그러나 아직 문제가 산적해있는 만큼 해야 될 일들을 빨리빨리 조심스럽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 실장은 “임시국회에서 처리돼야 할 법안들에 대해 당정이 머리를 맞대고 힘도 합쳐야 하며 청와대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조문정국을 이용해 국회에 들어오지 않아 시급한 민생법안을 처리하지 못해 국민들에게 죄송스럽다”며 야당에 조건 없는 임시국회 개회를 촉구했다.
안 원내대표는 “특히 비정규직법안은 이 달 내에 처리하지 않으면 실업대란 일어날 수 있다”며 “이는 전적으로 상정조차 안 해주는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반면, 이 같은 국회의장과 당·정·청의 요구에 대해 민주당 등 야당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민주당은 더욱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 ▲ 노 전 대통령 수사과정의 국정조사 ▲ 관련자 처벌 ▲ 검찰개혁 ▲ 천신일ㆍ한상률 특검 등 5개 요구사항을 한나라당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개원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난주 한나라당과 세 차례 가진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확인한 것은 상황에 대한 인식 격차가 크다는 것”이라며 “국회가 열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