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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잘 날 없는 '영양풍력단지'

이상인기자
등록일 2009-06-04 20:24 게재일 2009-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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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군과 영양군 일대에 건설되고 있는 영양풍력발전단지가 환경부와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불법공사를 강행하며 낙동정맥을 심각하게 훼손시켰다며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영양풍력발전단지는 지난 2007년 6월 경북도, 영양군, (주)악시오나 에너지 코리아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차 풍력발전기 41기(각 1.5MW 발전용량)를 건설중에 있으며 앞으로 2, 3차 사업을 통해 총 101기가 건설될 예정이다.

영양풍력발전 피해대책위원회와 대구·경북 녹색연합에 따르면 영양풍력발전은 사전환경성 검토에서 보전등급이 높은 산림훼손 최소화를 위해 발전기 위치 변경안이 제시됐으나 최소 4기가 기존안대로 건설됐다고 밝혔다.

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식물인 ‘노랑무늬붓꽃’에 대한 보존대책이 환경영향평가에서 아예 누락됐고 진입도로 역시 환경부의 사전환경성 검토 협의대로 이행되지 않은 채 공사가 마무리됐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지난 2007년 4월, 영양풍력발전 사전환경성 검토에서 1차 보완 보고서를 통해 녹지자연도 8등급 지역 내에 발전기 설치와 도로 개설을 변경할 것을 제시했다.

당시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는 일부 발전기 위치를 생태 우수성이 낮은 곳으로 조성해 사업부지 내 녹지자연도 8등급 지역의 비율을 39.5%에서 13.9%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

또 공사 완료 후 발전기와 편입도로 면적만큼 부지를 확보해 맹동산 자생식물로 복원할 것을 지시했었다.

녹색연합은 지난 5월 현장확인 결과 현재 건설된 4기가 변경 위치대로 건설되지 않았고, 허가받은 도로폭 5m보다 넓게 7-10m로 개설됐다고 밝혔다.

1차 보고서에 제시된 1개 발전기 기단부 허가면적은 약 188㎡(사방 13.7m)지만 실제 훼손 면적은 50m가 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공사 편의를 구실로 맹동산(낙동정맥) 정상부의 절반을 급경사로 절개한데다 평탄부지 확보를 위해 산을 절개하는 바람에 지형 훼손이 커 원상복구가 힘들 정도라고 덧붙였다.

또, ‘노랑무늬붓꽃’은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멸종위기식물로 맹동산 정상부에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도 사전환경성 검토에서 아예 누락돼 사전환경성 검토가 입지 적절성 평가라는 원래 목적에 맞게 진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강군희 영양풍력발전 피해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은 “원칙을 무시한 채 진행되는 개발계획은 제아무리 친환경 에너지 사업이라 할지라도 생태계 훼손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며 “입지 선정과 건설, 운영의 전 과정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분명히 제시하고 문제점과 위법사항을 따지겠다”고 밝혔다.

/이상인기자 si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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