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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고개숙이지도 울지도 마”

권종락기자
등록일 2009-06-03 22:05 게재일 2009-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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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동초, 경기력 열세속 투혼… ‘아름다운 2위’

“비록 역전패 했지만 객관적 열세를 정신력으로 극복하며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13년만에 전국소년체전 경북대표로 출전한 포철동초 축구팀이 2일 오전 10시 전남 광양공설운동장에서 경기도 대표 신곡초등학교와 금메달을 놓고 한판 대결을 벌였다.

김태만 포항스틸러스 사장을 비롯, 한명희 단장 등 스틸러스 관계자와 포철동초 교장, 포항 부시장, 선수 학부모 등 많은 사람이 포철동초의 우승 현장을 함께하기 위해 불원천리를 마다않고 경기장을 찾았다.

포스코교육재단 산하인 광양제철초에서는 학생과 교사 등 300여명이 응원전에 나서 포철동초에 힘을 실어줬다.

광철초 학생들의 열성적인 응원속에 시작된 경기는 당초 예상대로 경기 신곡초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며 고전을 거듭했다.

포철동초는 그러나 시종일관 몰리면서도 절대 물러설 수 없다는 정신력으로 육탄방어를 불사하며 힘겹게 버텨나갔다. 수차례의 결정적인 실점위기를 모면한 포철동초는 전반을 0대0으로 마쳤다.

김정찬 감독은 10분 휴식시간 동안 선수들에게 너희들을 믿는다며 평소 연습한대로 편하게 경기에 임할 것을 주문했다.

후반전이 시작과 함께 팽팽하게 전개되던 경기양상은 후반 7분 포철동초가 선제골을 작렬시켰다.

왼쪽 골에어리어 부근에서 볼을 잡은 주장 이진현이 한번 터치한 뒤 그대로 그림같은 왼발 강슛을 날렸고 발을 떠난 볼은 왼쪽 골포스트 상단 구석으로 정확하게 빨려들어가며 그물을 출렁였던 것.

순간 광철초 응원단은 막대풍선을 마구 두드리며 승리를 예감한듯한 환호성을 질렀으며 선수들 역시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며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육탄으로 신곡초의 거센 공격을 막아내던 포철동초는 후반 13분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오른쪽 센터서클 부근에서 볼을 잡은 신곡초가 길게 센터링을 올렸고 골문 근처에 있던 신곡초 주장이 반대편 골포스트를 보고 날린 헤딩슛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던 것.

기세가 오른 신곡초는 공격의 고삐를 더욱 죄어 왔으며 근근히 잘버티던 포철동초는 경기종료 3분을 남겨두고 역전골을 허용했다.

후반 22분 코너킥으로 올라온 볼을 신곡초 선수가 헤딩슛을 시도했고 문전을 지키던 포철동초 선수가 몸으로 막았으나 골라인을 넘어섰다는 선심의 깃발이 올라갔던 것.

포철동초는 그러나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만회골을 넣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포철동초는 센터서클에서 곧바로 신곡초 문전으로 롱킥을 했고 쇄도하던 주장 이진현이 볼을 낚아채 회심의 왼발슛을 날렸으나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바람에 동점기회는 놓쳐버렸다. 이후에도 경기종료 휘슬이 울릴때까지 2∼3차례의 득점기회를 맞았으나 골운이 따르지 않으며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순간 포철동초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에 드러누운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으며 시상식이 끝날때까지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이를 지켜보던 선수학부모 및 관계자들은 “페어플레이로 최선을 다한 만큼 값진 은메달”이라며 선수들을 격려한뒤 “앞으로 대회도 많으니 다음에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면 된다”고 선수들의 등을 다독여줬다.

/권종락기자 kwonjr@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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