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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오신 날 서정주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09-05-12 20:50 게재일 200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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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 사랑의 沈淸이를 가진


뭇 沈 봉사들도


바람결에 그냥 눈을 떠 보고,



텔레비여.


텔레비여.


兜率天 너머


無雲天 非想非非想天 너머


阿彌陀佛土의 사진들을 비치어 오라, 오늘은…….



三千年前


자는 永遠을 불러 잠을 깨우고,



거기 두루 電話를 架設하고


우리 宇宙에 비로소


작고 큰 온갖 通路를 마련하신


釋迦牟尼 生日날에 앉아 계시나니.



*1968년 5월



- 미당서정주시전집1(민음사·1991)





‘부처님 오신 날’, 이 작품은 미당 서정주 시인이 1968년 5월, 부처님 오신 날을 기념하여 쓴 시로 보인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이 세상에 오시는 것으로 인해서 전략한 1, 2연에서 “공부하던 소년들은” “獅子가 업고 있는 房에서” “蓮꽃이 이고 있는 房으로/一學年씩 進級하고” “세상에서 제일로 불쌍한 아이”는 “세상에서도 제일로/남을 불쌍히 여기는 아이가 되고”로 적고 있다. 그리고 또 이어진다. 이 세상의 사물인 ‘돌’과 ‘물’도 “한결 더 소리를 높이고” “뭇 沈 봉사들도/바람결에 그냥 눈을 떠 보고” 이렇게 우리가 사는 세상이 한층 더 맑고 선한 삶이 비롯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위 시에서 미당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시적 전언의 핵심은 “자는 永遠을 불러 잠을 깨우고” “兜率天 너머/無雲天 非想非非想天 너머”에서 우리네 삶까지 “두루 電話를 架設하고” “작고 큰 온갖 通路를 마련하”였다는 것이다. 천수천안의 부처님 지혜로 밝혀놓은 이 ‘통로’는 바로 인연(因緣)과 인과(因果)의 법칙일 것이다. ‘부처님 오신 날’을 계기로 인연의 지엄함과 소중함을 깨닫고 절하고 기도하는 자세로 세상을 살아가야 함이다. 절하고 기도하는 삶은 결국 자기 참회와 성찰을 통한 자기 변화일 것이다. 사람 사는 세상에 생명의 거름을 주는 삶의 실천이 중요함을 깨닫는 하루다.


해설<이종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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