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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락 … 산업계 '초비상'

이창형기자
등록일 2009-05-12 20:09 게재일 2009-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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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만에 1천230원대로 추락 … 제품가격 인하시기 단축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이 폭락하면서 산업계가 동요하고 있다.


최악의 경제위기상황하에서도 고환율덕에 수출채산성을 맞춰왔던 전자, 자동차업계는 당장 피해를 호소하고 있으며 수출집중화정책을 펴왔던 철강업계도 수출채산성 악화에도 제품가격 인하압박까지 받고 있다.


◆환율


원·달러 환율이 7개월 만에 1천230원대로 하락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10원 하락한 1천237.90원으로 마감했다. 3거래일간 40원 가까이 급락해 작년 10월14일 1천208.00원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기업 비상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1∼3월)에 환율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도 현대·기아차는 잘나간다’는 환율 착시현상도 나타났다. 이는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이 급속히 높아졌다기보다 지난해 3월 초 달러당 90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이 올해 3월 초 연중 최고치인 1천570원까지 치솟는 등 환율 효과 덕을 봤기 때문.


하지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1천200대로 하락했고 향후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여기에다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 확산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세계자동차시장의 수요 악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어 시장 점유율 확대가 녹록지 않다.


LG전자, 삼성전자 등 반도체 업계도 비상이다.


현재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은 원화 강세를 업은 강력한 마케팅과 엔고로 인한 반사이익 때문이었지만 최근 환율 급락세가 이어질 경우 수출채산악화가 불가피하다.


◆철강업계 제품가격인하 압박


포스코는 환율과 원료가격 하락으로 제품 가격인하 압박을 거세게 받고 있다.


포스코의 2분기 판매 목표치는 2008년 월별 평균 판매실적의 84%, 2007년의 88%에 달해 최근 경기침체와는 무관한 무풍지대에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따라서 당초 포스코는 하반기 이후에나 가격 인하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시장은 인하 시기가 2분기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국내 후판 가격의 인하고 초읽기에 들어갔다.


중국과 일본의 후판 수입 가격이 크게 하락한데다 원화환율 하락으로 철광석 등 원료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


현재 원·달러 환율을 1천250원 정도로 환산했을 때 후판의 국내 수입가격은 65만∼75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말 당시 환율로 일본산 후판이 180만원을 넘어서고 중국산 후판은 최고 140만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국내 후판 가격의 인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재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후판 가격은 92만원선.


◆정부대책은?


지식경제부는 오는 10월 확정을 목표로 ‘원화 강세에 대비한 수출경쟁력 강화 대책’ 수립에 들어갔다.


11일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경제위기가 한창이었을 때는 일단 수출을 최대한 밀어내는 것이 목표였기 때문에 자동차·반도체 등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펼쳤지만, 앞으로는 전략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원화 강세로 수출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환 위험에 취약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인력·기술 등 생산요소 부문 지원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체 수출액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1∼42%였지만 현재 31% 수준으로 내려앉았다”면서 “수출 중소기업의 인력, 기술, 생산성 등이 원화 강세로 인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지원책이 중장기 대책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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