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가 정규리그 개막 한달이 넘도록 타이틀 스폰서도 구하지 못한데다 방송 중계를 통한 미디어 노출도 제대로 안되는 등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3월8일 개막한 올해 K-리그 정규리그는 타이틀 스폰서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경제한파 때문에 2002년부터 스폰서를 맡아왔던 삼성전자도 몸을 움츠린 가운데 당장 30억원에 가까운 거금을 투자할 기업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이 때문에 프로연맹은 올해 컵 대회 스폰서를 기업이 아닌 오는 7월 열리는 ‘2009 피스컵 안달루시아’를 준비하는 피스컵조직위원회에게 맡겼다.
컵 대회 스폰서를 또 다른 축구대회의 조직위가 맡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서 대회 명칭도 ‘피스컵 코리아 2009’가 됐다. 언뜻 보면 K-리그 대회인지 피스컵 대회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정규리그 스폰서 문제를 회장사에서 어느 정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연맹은 “회장사가 전체를 책임지거나 우승팀이 돌아가면서 스폰서를 맡는 방식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프로구단의 한 관계자는 “회장사가 피스컵을 준비하면서 엄청난 금액을 쏟아붓고 있으면서 더 시급한 정규리그 스폰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연맹은 현재 몇몇 기업체와 스폰서 협상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만 전반기 동안은 결과물을 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스폰서 문제와 별개로 정규리그와 컵 대회의 중계방송도 팬들의 시청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는 것도 안타깝다. 특히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스포츠전문채널 4사와 중계권 협상이 틀어지면서 중계방송이 중단된 상황에서 ‘반사이익’이 예상됐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는 게 연맹의 설명이다.
프로야구가 개막하고 프로배구와 프로농구까지 인기를 얻으면서 상대적으로 축구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22일 오후 피스컵 코리아 3라운드에 KBS N이 강원-대전 경기를 중계하겠다고 나선 게 눈에 띄지만 축구팬들은 다른 경기들의 결과를 문자중계에만 의존해야 한다.
월드컵 7회 연속 본선 진출을 앞둔 한국 프로축구의 슬픈 현실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