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봉현면 일대 오염 확인
광산노동자 '석면폐증 의심' 증상
최근 1급 발암물질인 석면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경북 영주의 폐광 석면 광산 주변에서도 석면이 다량 검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22일 대구환경운동연합은 경북도청 기자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난 달 27일 경북 영주 봉현면의 석면 폐광 지역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모두 9곳에서 석면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날 환경운동연합은 “광산의 갱내와 주변 및 인근 민가와 학교 등 30개의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이중 9개에서 석면이 나왔다”며 “이번에 검출된 석면은 주로 각섬석 계열인 액티놀라이트(Actinolite)와 트레몰라이트(Tremolite)로 이는 슬레이트 등으로 쓰이는 사문석보다 독성이 강하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광산에서 450m 떨어진 민가 사과밭과, 76가구 19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는 1.2km 거리의 마을에서도 석면 오염이 확인됐다”면서 “광산 갱내 주변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과 상수원으로 흘러들어가는 계곡수에서도 석면이 검출돼 주민 피해 우려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실제 과거 광산노동자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이모(70)씨 등 인근 주민 2명이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석면 관련 건강피해에 대한 증언을 했다.
김씨는 “3년간 석면광산에서 마스크도 쓰지 않은채 작업을 했었다”며 “당시 석면에 노출된 탓인지 조금만 걸어도 숨이차고 기침도 심하게 한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은 “동국대 일산병원에 의뢰해 이씨의 흉부 CT 검사를 진행한 결과, 석면 노출에 따른 흉막반이 관찰됐고, 석면 폐증으로 의심된다는 의사의 소견을 받았다”며 “광산 인근의 민가와 마을에서 석면 오염이 확인된 만큼 당국이 조속히 나서 정밀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환경부는 충청권 석면폐광 지역에서 석면질환이 집단 발병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전국 석면광산에 대해 토양·지하수 오염을 조사하고 주민건강영향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영주 봉현광산도 조사대상”이라며 “이달 중 봉현광산에 대한 조사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낙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