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에는 목욕이란 개념이 건강과 유희로서의 복합성격을 띠면서 대규모의 기능성 온천탕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인류의 목욕문화는 고대의 로마에서는 정치와 목적을 띠고 발전하였으며, 조선시대에는 유교적 관습 즉, 도덕과 예(禮)를 근간으로 한 지나치게 엄정한 몸가짐의 강조로 목욕문화도 쇠퇴하였고 자료 또한 거의 볼 수 없다.
하지만 삼국시대나 통일신라, 고려의 목욕 풍습에 관해서는 삼국사기에 고구려 서천왕 17년(286)에 왕이 온탕에 가서 유곽을 즐겼다는 기록이 있으며, 신라시대 귀족들은 대부분 집에다 목욕시설을 설치했으며 목욕용 향료 또한 일상생활에 쓰였다고 전한다.
또한 불교가 전파되고 절이 생기면서 절 안에 대중목욕탕이 생겼다 한다. 절 안에 목욕탕이 있는 까닭은 고대국가이므로 목욕이 청결, 미용, 치료를 위한 성격보다는 제례적 의식으로서의 성격이 가장 강했다.
고려인의 목욕문화에 대해 송나라 사람으로 고려에 사신으로 왔던 ‘서긍’이 기록한 ‘고려도경(高麗圖經)’에는 사람들이 하루에 서너 차례 목욕을 즐겼으며 사찰뿐만 아니라 개성의 큰 강이나 냇가에서도 남녀가 한데 어울려 목욕을 했다고 적고 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인에 의해 1920년 6월 4일 평양에 대중목욕탕이 생겼는데 유교적 관습이 배어있던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홀딱 벗고 목욕을 하는 것은 천민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5년 뒤인 1925년에 서울에 대중목욕탕이 생겼고 점차 대중목욕탕이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그 후 1970년대 이후 아파트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조금씩 경제의 여유가 생기게 되고 지금의 청결과 치료(피로 회복)로서의 목욕문화로 발전하게 되었다.
인류사상 목욕을 가장 좋아한 민족은 로마인이다. 공중탕을 제일 먼저 만든 민족은 기원전 344년경 스파르타인은 열기욕(Hot Air Bath)을 창안해 맨 처음 사용했고 이것이 로마의 목욕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로마의 목욕탕은 현대식 목욕탕 못지않게 온탕, 냉탕, 사우나탕 등을 가지고 있었다. 로마인들이 오후에 목욕탕 가는 것은 몸을 청결히 한다는 것 외에 새로운 지성을 반영하는 사교상의 활용장소로서의 의미가 더 컸기 때문이라고 한다. 로마의 카라카라 황제와 디오클레티아누스 황제는 정치적 목적으로 수천 명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공중탕을 만들었고 내부에는 휴게실, 상점, 미술관등 다목적 홀을 갖추었으며 이 홀을 ‘쿠어하우스’라 명명했다.
황금기에는 무려 11개의 제국 목욕탕과 926개의 공중탕이 있었다 한다. 이러한 문화는 결국 로마인들의 목욕 사치와 퇴폐적인 향락주의를 부추겼으며 정치적 무관심을 불러옴으로써 칼리굴라나 네로 같은 폭군황제 탄생으로 로마가 멸망했다는 루머가 오늘날까지 공공연히 나도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회에 지난 3월26일 발기인 모임을 토대로 4월19일 목욕당(沐浴黨)이 만들어졌다. 국회 목욕탕에서 자주 만나는 50여명의 여야 의원들이 포함되어 있는 이 친목당의 취지는 서로의 묵은 때를 밀어주며 ‘알몸 맞대고 바른 정치를 부드럽게 해보자!’ 것이다.
지금까지 여야 정치인들이 얼마나 반목되는 정치를 하였으면 어쩌다 스스로 이런 목욕당까지 만들게 되었나 하는 슬픈 생각이 앞선다. 더욱이 각자가 맡은 역할을 보면 오늘날 우리의 정치가 꼭 TV의 개그콘서트를 보는 것 같다.
이탈리아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Vilfredo Pareto)는 완두콩 전체 80%가 불과 20%의 콩깍지에서 열린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80대 20’의 ‘파레토법칙’을 만들어 냈다. 또한 이 법칙이 인간 사회의 거의 모든 현상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독창적인 이론을 완성하게 된다.
즉, 20%의 가진 자와 80%의 없는 자로의 양극화, 20%의 포만감 뒤에는 80%의 박탈감 등이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체제의 모순이나 개인의 역량으로 경쟁에 이긴 상위층과 뒤처진 하위계층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사회주의는 이러한 모순구조를 극복하자는 체제였지만 공산당이라는 신계급만 만들고 빈곤의 하향성으로 마무리되었다.
오늘날 선진 민주주의란 사회현상의 모순인 80대 20의 해결방안이다. 저소득층의 빈곤해결과 빈부격차 해소, 국민의 풍요로운 삶을 저해하는 모든 부정적인 요소들을 개선하여 청렴하고 깨끗한 복지국가로 발전시키는 것이 정치인들의 의무이며 책임이 아닌가.
고언(古言)에 ‘정치가 약한 자를 짓밟고 강한 자에게 그 힘과 세력을 더해 준다면 그 국가는 점점 망해가는 것이고(虧不足 而重有餘也)’ 논어 계씨편(季氏篇)에는 ‘적은 것을 걱정하지 않으나 고르지 못한 것을 걱정 한다(不患寡而患不均)’고 기록하고 있다. 목욕당이란 신생당이 얼마나 국민을 위한 신뢰와 대화의 선진정치를 할지 국민들은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