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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통, 자연적 성장과정 아니다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08-01-18 16:12 게재일 2008-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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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경주병원 산부인과 김도균 교수



7년 전 어느 날, 느긋한 성격의 외래 간호사가 갑작스레 호들갑을 떨며, 외래 진료중인 내게 큰일났다며 와 보라고 한다. 급하게 가보니 진료를 기다리는 여러 명의 환자들 가운데에서, 한 여고생이 쓰러져 있었다. 급히 침대에 누이고 혈압, 맥박, 체온 등의 생명징후를 살피던 중, 환자의 의식이 돌아와 10여 분간 안정을 취하게 한 후, 환자에게 문진을 시작하였다. 그 여고생은 한 달에 한 번 씩 있는 그것 때문에, 이루 말할 수 없는 통증을 느끼며, 매번 졸도까지 하는 상황을 반복하고 있었다. 진통제를 복용하여도 효과가 없어, 매달 1주일 동안은 집에서 식사도 못하고 끙끙거리며 누워 있게 되었고, 학교에서도 보건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고 하였다.


다른 산부인과에서 시행한 초음파검사 및 여러 가지 검사를 하였음에도 명확하게 진단을 할 수 없었다고 한다. 본원에서 시행한 초음파검사, 혈액 검사 심지어 전산화단층촬영검사에서도 특이한 것을 발견할 수 없었다. 이런 경우 초음파검사, 전산화단층촬영 및 혈액검사를 통해서도 진단이 어려운 자궁 내막증의 가능성을 설명하고 확진을 위해 복강경을 이용한 검사를 권하였으나, 어린 자식의 몸에 칼을 대는 것을 주저하였다. 7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환자는 생리 때마다 본원과 여러 병의원을 전전하면서 앞서 말한 상황을 반복하였다.


그렇게 그 환자에 대한 생각이 잊혀져 갈 때쯤, 26살이란 직장인의 신분으로 다시 본 병원을 내원하여 심한 생리통을 호소하였다. 이제 직장인의 신분이 된 딸아이의 결혼 생활까지 걱정이 된 환자 본인과 부모는 고민 끝에 진단적 복강경 시술을 받기로 결정하였다. 부모의 염려 섞인 얼굴 표정을 보면서 복강경 시술을 시작하였다. 예상한 대로 환자의 병명은 심한 자궁 내막증이었다. 자궁 후벽과 직장은 심하게 붙어 있었고, 여러 곳에서 자궁 내막 병변이 있었으며 이것이 바로 심한 생리통의 원인임을 알 수 있었고, 자칫 불임으로까지 진행될 수 있는 단계였다. 이에 골반강 내, 자궁과 인접 장기와 유착된 부위를 하나하나 분리하고, 자궁 내막증 병변부위를 찾아서 그 뿌리까지 제거하였다.


시술 후, 여러 달에 걸친 추가적 치료 후, 고통스러워하던 얼굴은 온데간데없고 환자의 얼굴 표정은 웃음을 띠기까지 하였다. 반신반의하던 부모님과 환자에게서 연신 감사의 인사를 받고서 느긋한 성격의 외래 간호사와 함께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었다.


생리통은 생리를 하는 여성의 50% 이상이 경험하는 가장 흔한 부인과 질병이다. 생리통을 겪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그 정도가 약해 일상생활에 커다란 지장을 받지 않지만, 그 중 10~20%의 여성은 통증이 심하여 직장이나 학교에 나가지 못한다.


생리통은 원인에 따라 원발성 생리통과 속발성 생리통으로 나눌 수 있다. 원발성 생리통이란, 골반이나 자궁 내에 특별한 질환 없이 통증이 유발되는 생리통이다. 보통 배란주기와 더불어 나타나고 월경이 시작하기 전이나 시작한 직후부터, 시작하여 1~3일 정도 증세가 계속되기도 한다. 보통 초경이 있고난 후 1~2년 이내에 나타난다. 속발성 생리통은 골반 내 근원적 병변이 존재하며 이로 인해 유발되는 생리통이다. 그 원인이 되는 병변은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경관 협착증, 골반염 등이 있다. 보통 속발성 생리통은 초경 후 수년이 경과한 후에 생기며, 무 배란성 생리에서도 발생한다.


생리통은 여성에게서 가장 흔한 부인과 증상으로, 원인과 정도에 따라서,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주게 되며 또한 불임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린 나이라 하더라도 원인을 철저히 가려서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부모님들은 딸아이의 생리통을 흔히 있을 수 있는 자연적 성장 과정의 하나로만 치부하여 버린다. 또한, 내 딸아이가 산부인과 진료를 받는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으로 병이 진행된 다음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쉽게 치료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병을 키워 치료를 어렵게 하고 있다. 숨겨진 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치료하여 통증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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