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유명교수, 연구진 학자들에게서 쥐는 없어서는 안 될 연구의 중요한 조력자입니다.”
2008년은 쥐띠해 즉 무자년(戊子年)이다.
쥐와 함께 10여 년을 생활해고 있는 포스텍 생명과학과 실험동물실 김영기(34) 씨.
경북대 동물공학과를 나온 김 씨는 “대부분의 일반인은 쥐를 더럽고 혐오스럽게 생각하지만 사실 깨끗하다. 단지 쥐가 서식하는 환경이 지저분하고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다는 잘못된 고정관념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대접을 받을 뿐이다”고 말했다.
특히 포스텍에서 실험용으로 키우는 쥐(마우스)는 상상을 초월한다. ‘생쥐 호텔’이라 불리는 생명과학과 실험동물실은 1997년도에 완공, 정밀도가 높고 재현성있는 동물실험이 가능하도록 연중 21~23℃와 50%의 습도를 유지하는 청정시설이다.
그는 “동물실험 분야에 종사는 사람들은 가을철에 등산을 가지 않는다. 자칫 한 명의 실수로 수십 년 동안 쌓아온 연구 결과물이 물거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며 “실험동물을 사육하는 사람은 애완동물로 인한 2차 감염(세균 등)을 우려해서 애완동물을 키울 수 없다. 다른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불문율처럼 돼 있다”고 한다.
동물실험실에 근무하는 사람들은 다른 실험실(연구실)에 가지 않는다고 한다. 특별한 일이 있으면 밖에서 만나지 서로의 연구실은 방문하지 않는다는 것.
이곳의 쥐는 정기적으로 마리당 20만 원 정도의 비용으로 세균검사 등을 받을 정도로 깨끗하고 위생적이다. 무균상태에서 쥐를 사육하고 있어 일반인들의 접근이 쉽지않다.
실험용 쥐는 마우스(Mouse·학명 : Mus musculus)와 랫트(Rat·학명Rattus norvegicus )로 구분된다.
마우스는 성숙해도 체중이 50g이상이 넘지 않기 때문에 연구에 많이 활용되는 동물로 유전학, 면역학, 약리학, 미생물학, 발생학 등의 넓은 분야에 사용된다. 현재 실험동물 중 가장 많은 데이터가 축적돼 있는 동물이다. 랫트는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큰 쥐다.
마우스는 계통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성숙 동물의 경우 평균 체장은 약 8cm, 꼬리 길이 약 7cm, 체중 30g 전후, 잡식성으로 수명은 2~2.5년으로 알려져 있다.
“한 번은 연구 중에 수십 마리의 쥐가 서로 뒤섞여 있는데도 어미가 자신의 새끼를 찾아내는 것을 보고 놀랐다. 새끼를 보호하는 본능이 강하며 사람처럼 암컷이 더하다”며 쥐는 모성애가 다른 동물에 비해 매우 강하다고 했다.
쥐는 다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쥐는 동물학상 약 20일 단위로 성장한다. 즉 임신기간, 포유기간은 각각 20일 정도이고, 이유 후 1개월부터 임신이 가능하며, 성장이 빠르고 다산을 한다”며 “쥐는 한 번에 7∼8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생존율도 높고 세대 간격이 좁은 것이 실험동물로써 선호하는 이유 중의 하나”라는 것.
“쥐는 부지런하고 성격이 온순하다. 또 대·소변을 가리는 것은 물론 실험을 하다 보면 관리상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쥐들이 주변상황을 자신들에게 적절하도록 만드는 모습을 보면 인지능력이 뛰어나고 똑똑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인지발달이나 심리연구에도 많이 활용된다”며 쥐 예찬론을 펼쳤다.
포스텍의 경우 지난 1989년부터 실험용 쥐를 사육하고 연구를 지원해 오고 있다. 쥐를 이용한 실험 인프라와 실험용 쥐의 수준은 국내최고다.
지금까지 포스텍 생명과학과 실험동물실에서 지원한 연구분야는 생체질환면역 연구실(공영윤 교수)을 비롯해 분자신경생리학 연구실(김경태 교수), 분자신경의학 연구실(박상기 교수) 등 세포 및 발달생물학 분야와 세포면역유전체 연구실(유주연 교수)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생명과학과 실험동물실 김영기 씨는 “애완동물 등 본인의 목적에 맞으면 애착을 갖고 키우는데 목적을 벗어나면 무관심하게 아무렇게나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며 “박사 타이틀은 없지만 앞으로 국내 최고의 ‘생쥐 박사’라는 이름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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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한기자 chah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