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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에서 사는 벌레 발견

이임태 기자
등록일 2006-04-18 18:39 게재일 200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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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열수구에서 솟구치는 섭씨 55도의 뜨거운 물에서 활발하게 살고 있는 벌레가 처음으로 발견됐다.


하버드대의 피터 거저스와 워싱턴 주립대의 레이먼드 리 등 연구진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Paralvinella sulfincola라는 신종 벌레 발견 사실을 보고했다.



이 벌레는 워싱턴주 근해 태평양의 깊이 2천240m 해저 열수구에서 심해 잠수로봇 ALVIN에 의해 발견, 채집됐다.



거저스는 엽상체처럼 생긴 붉은 아가미가 달린 이 벌레가 아주 작은 야자나무처럼 생겼다고 밝히고 분류학적으로는 갯지렁이류(polychaetes)에 속하고 점액으로 원통형을 만들지만 자유롭게 돌아 다닌다고 설명했다.



심해 열수구에서는 많은 종류의 동물들이 열수구에서 나오는 유황과 고열, 높은 수압을 단순히 견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용해 살고 있는데 이들은 훨씬 더 뜨거운 온도에서 살 수 있는 박테리아들을 먹이로 삼고 있다.



심해 열수구에서는 비등점 이상으로 뜨거운 물이 솟구치지만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 금방 식어 버리기 때문에 심해 동물들이 정확히 어떤 온도까지 견딜 수 있는 지는 알기 어렵다.



연구진은 이를 밝히기 위해 한 쪽엔 가열장치가, 반대편엔 냉각장치가 달린 특수 압력 수조를 제작해 섭씨 20도에서 섭씨 61도까지 다양한 온도를 조성한 뒤 벌레들을 투입했다.



놀랍게도 벌레들은 뜨거운 쪽을 향해 몰려 갔으며 섭씨 50도의 물에서는 7시간동안 살아 남았고 섭씨 55도의 물에서는 15분을 버텼다. 물의 온도가 섭씨 60도가 되자 이들도 죽었다.



이렇게 뜨거운 온도는 다른 어떤 동물이 버틸 수 있는 최고의 온도보다도 높은 것이다. 사막불개미는 섭씨 55도에서 죽고 사람이 사용하는 온수욕조의 수온은 섭씨 38~40도 사이이다. 연구진은 "우리가 알기로는 심해 열수구의 다른 생명체들은 섭씨 50~55도에서 모두 죽는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이 실험으로 벌레의 생리에 관한 중요한 의문이 풀렸다고 밝혔다.



복잡한 동물들의 세포는 모두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라는 구조로 돼 있는데 미토콘드리아는 섭씨 50~55도 사이에서 분해된다는 것이다.



새로 발견된 벌레들이 이 경계선을 넘나들며 살고 있는 까닭은 세포 속에 내열 효소를 갖고 있는 등 여러가지로 적응됐기 때문임이 분명하다고 연구진은 확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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