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장이 제가 있을 곳입니다… 가장 쉬운 게 사격이고요”
2004 아테네올림픽 1차 선발전 여자 공기소총에서 400점 만점을 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쏜 조은영(울진군청)은 여자 사격선수로는 환갑의 나이에 해당하는 만 32살의 노장.
지난 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50m 복사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던 조은영은 사격술을 한창 꽃 피울 때인 96년 이후 약 3년 동안 사대를 떠나 바깥세상을 맴돌았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 선발전 50m소총 3자세와 공기소총에 출전했지만 간발의 차이로 안타깝게 고배를 마신 것이 가장 큰 이유.
조은영은 2명씩 뽑는 두 종목에서 모두 4위에 올라 크게 좌절한 뒤 울산동여중 때부터 무려 13년 동안이나 한번도 놓지 않았던 총을 가차없이 방구석으로 밀어놓았다.
대신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욕망이 싹트면서 같은 해 무작정 1년간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기도 했고 돌아와서는 대학에 입학해 학업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28살이었던 조은영은 이제 공부를 한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에 점점 전공 서적을 멀리하게 됐고 결국 1년만에 중도 포기하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성취감도 가질 수 있는 사격계로 복귀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은 조은영은 2001년 서울월드컵 대표선수에 뽑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지만 이번에는 뜻하지 않은 불행이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
대표선수 선발 통지서를 받아 든지 몇 주 만에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발목이 골절됐고 월드컵대회에 나서지 못한 것은 물론 이후 10달 동안 병원 침대 신세를 져야했던 것.
조은영은 마음고생이 컸지만 “이왕 다시 시작한 사격, 절대 포기할 수 없다”며 재기 의지를 불태웠고 올해에는 노원구청을 떠나 울진구청에 새 둥지를 튼 뒤 더욱 연습에 매달렸다.
또 이번 동계훈련을 통해 피나는 훈련을 소화해낸 조은영은 이번 선발전에서 50m 3자세 등 2, 3종목에 출전했던 전과 달리 공기소총 하나에 ‘올인’하며 반드시 아테네 관문을 뚫겠다는 각오다.
아직 미혼인 조은영은 “다른 일을 겪어보니 내가 얼마나 사격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알게 됐고 앞으로도 실력만 된다면 계속 선수 생활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종열기자 leej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