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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3일은 일본의 ‘키스 데이’

등록일 2024-05-22 18:42 게재일 2024-05-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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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식 (기획특집부장)
홍성식 (기획특집부장)

키스(Kiss)란 상대의 신체 일부에 입을 맞춤으로써 사랑, 존경, 우애를 표현하는 행위다.

가톨릭 최고 성직자 교황은 자신이 거주하는 바티칸 시국을 떠나 외국을 방문할 때면 비행기에서 내려 땅에 입을 맞추기도 한다. 이는 방문국 사람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는 성스러운 입맞춤으로 이해된다.

유명한 키스는 또 있다. 2차대전이 끝난 1945년 여름. 미국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서 남성 해군과 여성 간호사가 키스하는 장면을 찍은 사진은 전쟁의 공포에서 해방된 인간의 희열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20세기 사진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 가운데 하나일 터.

비단 교황의 키스와 종전(終戰)의 기쁨을 온몸으로 표현하는 키스만이 아름다운 건 아니다. 엄마와 아기의 뽀뽀, 막 연애를 시작한 젊은 커플의 정열적 키스, 존경의 뜻을 담아 스승의 손등에 하는 입맞춤 모두 나름의 숭고한 의미를 담고 있을 게 분명하다.

5월 23일은 일본의 키스 데이다. 유래가 재밌다. 1946년 5월 23일. 영화 한 편이 개봉된다. 제목은 ‘20살의 청춘(はたちの<9752>春)’. 거기 일본 영화 최초의 키스신이 촬영돼 담긴다. 당시는 일본인들이 적극적 애정 표현에 서툴던 시대. 그렇기에 영화 속 키스 장면을 보며 가슴 설렌 관객이 적지 않았고, 그날을 기념까지 하게 된 것이라고.

1년 중 특정한 하루를 지정해 ‘무슨무슨 데이’라고 칭하는 게 익숙한 시대다. 키스 데이 역시 그런 차원에서 받아들이면 될 듯하다. 한국에는 키스 데이가 없냐고? 물론 있다. 오는 6월 14일이다. 그러나, 그날을 기다려 키스를 아낄 필요가 있을까. 애정 표현은 자주, 그리고 많이 할수록 좋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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