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명물골목<br/>② 남구 이천동 고미술거리<br/>고미술상부터 문화재·카페까지<br/>1㎞ 특화거리 곳곳 구경거리 즐비<br/>업체별로 경매도 심심찮게 열려<br/>재개발 완료땐 복합문화공간 기대
대구 남구의 ‘이천동 고미술거리’가 다시 빛을 볼 수 있을까.
지난달 28일 오전 찾은 대구 남구의 이천동 고미술거리. 눈에 띄는 조형물과 ‘힙(hip)’한 느낌의 골목 풍경. 가게 앞에 진열된 고미술품들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천동 고미술거리는 1960년대에 조성돼 현재 약 6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거리에는 고미술품을 경매하는 판매점을 포함해 아늑한 카페와 갤러리 등이 함께 있어 돋보인다.
특화거리로 지정된 거리는 약 1㎞다. 주변에는 문화재로 등록된 ‘대봉배수지’ 등 구경거리가 곳곳에 있다.
고미술거리는 문화재 매매업소가 모여 있는 곳이다. 이곳 고미술상은 과거 우리 선인들이 사용한 민속품, 도자기, 고가구 등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현대인에게 생소한 조상의 생필품들을 구경할 수 있다. 업체별로 주 1∼2회씩 미술품 경매도 진행한다. 이 거리는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일본인은 정보를 입수해 지도를 들고 찾아오기도 한다.
남구는 지난 2009년 고미술거리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 남구의 주요 관광지로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거리조성사업 이후부터 시작된 재개발 사업으로 상권을 이탈하는 상인들이 생겨 점포 수가 줄었고, 상권이 분산됐다. 또 하수도 공사로 인해 조성된 시설을 갈아엎는 바람에 재정비가 필요한 곳도 있다.
고미술거리 상인회 회장 박호진(61) 씨는 “테마거리 조성사업이 끝나자마자 진행된 주변 재개발 때문에 거리가 바로 활기를 찾지는 못했고, 지하하수도 공사와 미군부대 쪽 벽면 공사로 기존에 조성한 시설들을 다 엎어버려서 재정비를 해야 한다”며 “고미술 업계가 주변 재개발로 인해 대구 내에서 뿔뿔이 흩어지고 점포수도 줄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상인들은 곧 재개발이 완료되고 입주가 시작되면서 인구 유입이 많아져 거리를 방문하는 인구도 늘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박 씨는 “고미술거리 주변에 맛집과 카페가 생겨나고 있어서 젊은 층도 유입되고 있어 그것에 맞춰서 활성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고미술협회도 이에 발맞춰 행사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주 조건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도시재생 사업과 연계해 발전이 됐으면 좋겠다”며 “구에서도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홍보한다면 고미술거리가 서울의 인사동 거리만큼 활성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고미술거리에서 미술품 등을 매매하시는 분들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업무를 진행해왔지만 전체적인 상권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협회와 소통하면서 주민참여 예산을 반영해 고미술거리 이벤트를 진행하고, 노후한 벽화 등을 보수하면서 고미술거리를 관리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구는 이천동 고미술거리를 포함해 안지랑곱창골목 등 지역 특색을 반영한 관광지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안병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