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 관문 도동항에 여객선이 입항하면 전면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하얀색 향나무가 이번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강한 바람에 뽑힌 것으로 밝혀졌다.
이 향나무는 울릉도 관문 항인 도동항의 이정표처럼 약 2~30m 높이로 화산섬의 검을 색에 흰색을 띠며 하늘로 쭉 뻗어 있어 마치 도동항 입구라는 표시라도 하듯 오랜 기간 그 자리에서 변함없이 지켜왔다.
하지만, 애썩하게도 지난 6일 오후 울릉도를 내습한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풍속 43.4m/s 강한 바람에 힘없이 뿌리째 뽑혀 그 자리에 쓰러졌다.
울릉산악구조대 관계자는 터미널 낙석제거를 위해 이 향나무가 서 있는 곳에 접근해 봤는데 밑에서 볼 때는 그냥 쭉 뻗어 있어 굵기가 작은 줄 알았는데 아랫부분은 둘레가 2.5m~3m가 되는 큰 향나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지난 2011년 저동항에 여객선이 첫 취항 했고 이어 울릉(사동) 항에 여객선이 취항했지만, 그 이전에는 육지에서 울릉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은 모두 도동항에만 입항했다.
따라서 울릉도 저동 항과 사동 항에 여객선이 운항하기 전인 2010년 이전 울릉도를 찾은 대부분의 관광객은 이 향나무를 기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울릉도 섬 일주도로가 개통되기 전에서는 버스를 이용, 울릉도 관광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유람선 섬 일주관광이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들에게는 필수 코스이었다.
따라서 유람선을 타고 서면방향으로 섬 일주관광을 할 때는 울릉도를 한 바퀴 돌아서 다시 도동항으로 돌아올 때, 북면방향으로 섬 일주관광을 할 때는 출발하면서 이 향나무를 볼 수 있었다.
물론 유람선의 간판이 개방돼 있기 때문에 유람선이 도동항을 출발하면서 도동항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면 대부분 이 향나무가 배경에 나온다.
이 향나무는 도동항과 함께 했다. 일제강점기 시절 도동항 사진에도 이 향나무가 나온다. 이번 태풍으로 뿌리째 뽑히면서 이제 이 같은 풍광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상호 씨(68ㆍ울릉읍 도동리) “울릉도 도동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도동항 해변에서 수영하면서, 육지를 오가면서 쳐다보며 함께 했는데 참 아쉽게 됐다.”라고 말했다.
울릉도 도동항 주변 절벽의 향나무는 흙 한 점 없는 절벽 척박한 곳에서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을 살았다. 이곳에 자라는 향나무는 생명체로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관계기관은 이번 뿌리째 뽑힌 이 향나무를 통해 도동항 주변을 비롯해 울릉도 척박한 절벽에서 살아가는 향나무의 상생과정과 나이 등을 정확하게 연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