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발견의 시대에서 실행의 시대로, 전문가의 시대에서 인공지능의 시대로 바뀌고 있다. 4차산업혁명 이전의 평범의 시대에는 시장지배적 기술 한 두개가 생산성을 주도하였고 모범사례 대로 생산하면 큰 위기없이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대는 그야말로 급변하고 있다. 체류하는 순간 이 시대는 냉정하고 단호하다. 그 진리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며, 그리하여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대를 향해서 변화해 가고 있다.
이토록 빠르게 돌진하는 시대 속에서 변화의 거센 물결이 불가항력일 수 밖에 없어 변화에 적응 하지 못하는 기업은 사라져 가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문제의 발견 보다 실행이 중요해지고 전문가 보다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시대에는 의외로 기본적인 것이 지속 가능한 기업의 경쟁력이 된다.
인천 남동공단의 모기업을 컨설팅 할 때의 일화이다. 컨설팅 로드맵에 따라 전 직원 대상으로 ‘변화관리’ 교육을 실시하고 현장 개선활동을 막 시작한 초기에 C조에서 갑자기 생산성이 30%가 향상 되었는데 그 원인을 알 수 없었다.
동일한 표준과 설비를 사용하고 조별 근속 연수도 비슷하고 제품의 규격도 특이점이 없었으니 C조 생산성의 비밀은 영원히 묻히나 싶었다.
이 때 필자는 생산성 향상의 비밀을 찾아 내고자 생산현장을 관찰하던 중 사소한데서 그 답을 찾아내고 사장과 얘기를 나누었는데 사장은 말없이 웃는 것으로 답이 아님을 세련되게 부인하고 있었다.
필자가 찾아낸 답은 C조는 ‘변화관리’ 교육 후 리더인 주임의 솔선으로 사기와 의욕인 ‘모랄(Morale)’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모랄은 실행력을 향상 시키는 열쇠이자 긍정적인 문화를 만드는 에너지다.
모랄은 정해진 규칙을 지키게 하고, 정해진 점검을 완벽하게 이행하며 이상은 즉시 조치 하게 하는 마음의 소양이다.
무슨 거창한 이유를 제시해야 되는데, 이렇게 평범한 모랄이라는 것을 생산성 향상의 답이라고 내 놨으니 인정하지 않았던 것은 당연한지도 모른다.
모랄에는 우리가 모르는 아주 중요한 비밀이 숨어있다. 표준은 지식의 영역이며, 지식을 실행하게 하는 힘은 모랄의 영역이다. 모랄이 낮은 조직은 우수한 표준이 있어도, 최고의 기술이 있어도, 실행되지 않은 액자 속의 비전에 지나지 않는다.
지식은 근속연수와 함께 쌓이는 특성이 있으나, 모랄은 관리자의 꾸지람이나 공정하지 않은 평가에 쉽게 무너지는 특성이 있다.
백과사전 몇 권 분량의 지식이 있어도 실행에 이르게 하는 모랄이 없으면 아무런 변화도 끌어낼 수 없다.
양치컵을 사용하면 4.8리터의 물이 절약되고, 샤워 시간을 1분 줄이면 12리터의 물이 절약되며, 비누칠 할 때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 만으로 6리터의 물이 절약된다는 것을 아는 것 만으론 결코 물을 절약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부뚜막의 소금도 집어 넣어야 짜다”는 실행을 강조한 속담이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에 여전히 유효한 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