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내달 전대서 새 지도부 구성
최고위원 선출 등 내홍 겪을 듯
국민의힘, 국민의당과 신경전

4·7 재보궐 선거가 마무리되면서 여야 모두 새판짜기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친문과 비문 간의 갈등이 불거졌고,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 통합 문제를 놓고 ‘밀당’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다음 달 2일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구성할 예정이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당 중앙위원회를 통해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결정했지만 당권 주자들이 반기를 들자, 전당대회를 통해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했다. 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11일 비상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기존 중앙위원회에서 (최고위원을) 선출하기로 한 것을 5·2 전당대회에서 선출하기로 수정 의결했다”며 “이 같은 수정 사항은 차기 당무위원회에서 최종 의결된다”고 밝혔다.

다만, 선거 참패로 급부상한 친문 주자 2선 후퇴론과 같은 인적 쇄신론도 불거지면서 향후 지도부 선출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패배 책임이 당내 주류인 친문계에 쏠리는 만큼 친문 2선 후퇴 주장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 내홍이 격화되며 서로를 비난만 할 경우 그대로 앉아서 패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또 친문 세력을 친박 세력에 빗대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8대 대선 승리 이후 급격히 보수화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은 ‘유승민 파동’, ‘국정교과서 파동’, ‘친박 공천파동’ 등이 겹치면서 2016년 총선에서 제1당 자리를 우리 민주당에게 내주는 참패를 당했다”며 “당시 핵심세력인 친박은 책임을 지고 물러났어야 했는데 책임을 지기는커녕 ‘박근혜의 복심’이라고 하는 이정현을 내세워 전당대회에서 당을 장악했다. 마땅히 우리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보수 정당의 흑역사”라고 강조했다.

야권에서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간의 주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 적극 협조했던 국민의당은 “안철수 대표가 이끈 단일화 시너지 덕분에 국민의힘이 승리가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처음부터 단일화의 판을 만들고, 키우고, 끝까지 지켜서 완성한 사람은 안 대표였다”며 “야권의 승리 요인은 안철수라는 견인차와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위선에 따른 반사이익”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단일화 패배에도 선거운동을 도운 것을 인정하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1야당 간판으로 나섰기 때문에 승리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주호영(대구 수성갑) 대표 권한대행은 “국민의힘을 야권 대통합의 플랫폼으로 만들자”며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통합의 시기나 방식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명분 쌓기에 돌입한 것이다.

실제 주 대표 대행은 지난 8일 안 대표와 비공개 오찬을 갖고 국민의당이 원하는 합당이 어떤 형태인지 알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안 대표는 당내 의견 수렴이 먼저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간의 신경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당원이나 핵심 지지층의 여론을 확인하는 데 열흘 이상은 걸린다”고 말했다. 이견이 있을 시 전 당원 투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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