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인물 제대로 알리고 싶었어요”
“포항의 인물 제대로 알리고 싶었어요”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21.01.20 20:20
  • 게재일 2021.0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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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동화작가 김일광
40년 동화창작 몰두한 김 작가
새해 우리의 참된 얼굴 대표할
‘산남의진 의병장 최세윤’ 펴내
김일광 동화작가.

포항 지역에서 40년 가까이 동화 창작에 몰두해 온 김일광 작가가 새해 벽두에 청소년소설 ‘산남의진 의병장 최세윤’을 펴냈다. 흥해 고을 아전에 불과했던 최세윤이 일본의 침탈에 맞서서 분연히 일어나 사람들을 모으고, 의병장으로서 목숨을 끊기까지 그가 가졌던 가치관과 삶이 어떻게 변화해 가는가를 주목한 작품이다. 어떤 사건과 사람을 만나면서 그는 백성의 존귀함을 보았을까. 백성이라는 존재가 지니는 가치를 좇아가고자 했던 최세윤이라는 인물을 이 소설은 보여주고 있다. 김 작가는 오늘을 살아가는 지역사람들에게 최세윤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이 지역 의병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참 모습을 드러내고자 한다. 그들의 얼굴이 곧 잊었던 우리의 얼굴임을 말하는 그를 지난 20일 송도 해변에서 만났다.

- 새해를 맞으면서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은?

△만나는 사람마다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사람들의 일상이 정지된 상태로 지냈다. 사람이 사람을 만나는 모임이 조심스러운 나날이었다.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거니 했지만 1차, 2차, 3차로 유행이 이어지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창궐의 기간을 지내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게 지배당하고 있는 꼴이다. 그러나 우리는 위기일 때마다 나름대로 답을 찾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곧 일상을 찾으리라고 본다. 이럴 때일수록 서로에게 손을 내밀고 손을 잡아주면서 함께 이겨나가야 한다. 아울러 지금까지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아야 한다. 지구는 인간만을 위해서 창조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존중심도 배워 나가야 할 것이다.

- 지난해 스페인에서 ‘귀신고래’가 번역 출판이 되었고, 올해는 우리 지역 의병장 최세윤을 펴냈는데?

△지난해에 스페인 베르붐 출판사를 통해 번역 출판되었다. 개인적으로 영광이었다. 이어지는 이야기 같지만 코로나19로 스페인으로 가서 독자들을 만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산남의진 의병장 최세윤’은 우리 지역 흥해를 중심으로 일어난 의진이다. 을미사변과 단발령을 겪으면서 지역의 의기를 모아서 일본군과 맞서서 많은 전과를 얻었지만 걸맞는 평가를 받지 못해 왔다. ‘산남’이라면 바로 문경새재 남쪽, 즉 영남을 말한다. 영남에서 가장 치열하게 싸운 의진이다. 또 산남의진 의병장 이라면 1, 2대 의병장은 많이 언급 되고 있는데 3대 의병장인 최세윤은 늘 뒤로 밀렸다. 그래서 그 공적을 제대로 평가해 보자는 의미에서 책으로 내게 되었다.

김일광 동화작가의 청소년 소설 ‘산남의진 의병장 최세윤’ 표지.
김일광 동화작가의 청소년 소설 ‘산남의진 의병장 최세윤’ 표지.

- 최세윤을 통해서 보여주고 싶은 게 무엇인가?

△사실 최세윤 의병장에 대한 기념사업은 오래 전부터 있었다. 몇 년 전에 그 사업의 하나로 임성남, 이순영 두 분과 함께 스토리텔링 작업을 한 적이 있다. 그 일을 한 뒤에 혼자서 느낀 게 최세윤 의병장에 대한 결례를 범했다는 것이었다. 정성을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이었다. 그래서 몇 년을 두고 다시 자료를 찾고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청소년소설로 재창작을 하게 되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최세윤의 인간적인 변화를 따라가려고 애를 썼다. 아전 자리에 있었던 게 전부인 그가 어떻게 흥해, 청하, 죽장을 중심으로 한 의기를 가진 백성들의 중심이 되었으며, 그들을 이끌고 의진을 일으킬 수 있었던가. 또 그 과정에서 인간적인 고뇌는 무엇이었으며, 그 모든 걸 어떻게 딛고 일어섰는가를 조명하고 싶었다. 서둘러 낸 것은 우리 지역이 지진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시 떨치고 일어설 수 있는 정신을 의병장 최세윤에게서 찾고 싶었다.

- 우리 지역 인물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많은 책을 펴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어느 지역이든 그 지역만이 갖고 있는 인문적 자원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 지역에 대한 인문적 자긍심을 놓치고 있었던 면이 없잖아 있다. 그래서 우리의 입에서 ‘문화 불모지’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다른 지역에서는 포항제철의 도시라고만 불렀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우리 지역에는 많은 인문자원을 이미 갖고 있으며, 나름의 역사와 전통과 문화를 갖고 살아왔다. 다만 우리가 그 평가에 인색했을 뿐이다. 저는 그동안 우리 지역 인문자원을 찾아서 바로 세우고, 알리는 작업을 했다고 보아 주셨으면 한다. 조금은 건방진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만….

-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

△올해부터는 특별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려고 한다. 제 나이도 있고 해서 지금껏 해 온 작업을 정리해 나가려고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연오랑 세오녀’ 노래극 창작을 마무리하고 싶다. 시간이 허락하고 여건이 주어진다면 생명, 환경 등에 관심을 갖고 싶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원인도 바로 거기에 있다. 또 하나는 후배들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제 경험으로 보았을 때 지역에 있으면서 문학을 하기가 너무 어려웠다. 모든 예술활동이 그렇지만 출판문화도 서울 중심이다. 그런 여건은 쉽게 변하지 않을 거다. 후배들이 힘들어 하는 그런 심부름을 하고 싶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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