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발급 수 3만6천여 건
전년 같은기간보다 81% 급감
국내여행 수요도 찬바람 맞아
도내 여행사들 고사 직전

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경북도내 여권 발급 건수가 줄고 국제선을 이용한 사람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경 봉쇄와 입국 제한 조치가 잇따르면서 국제선을 이용하는 사람은 급감했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인천공항의 국제선 여객 수는 1천195만5천756명으로 지난 2019년(7천57만8천50명)에 비해 약 83%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한달 동안 인천공항 국제선을 이용한 사람은 총 22만8천22명인데, 이는 전년동기(604만4천376명)보다 무려 96% 감소한 수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권을 발급받으려는 사람들도 줄었다. 17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지역에서 발급된 여권은 모두 3만6천318건이다. 지난 2019년 발급 건수(19만1천43건) 보다 81%가량 줄어든 것으로, 2017년(23만3천837건)과 2018년(21만4천428건)과 비교해도 각각 84%, 83% 이상 감소했다.

도내 여권 발급 건수가 이처럼 급격히 줄어든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직장인 최모(30·포항시 남구)씨는 “해마다 가족들과 함께 외국에 가서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휴가를 즐겼는데 작년부터는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 해외여행은 꿈도 꿀 수 없게 됐다”며 “외국을 다녀오면 최소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그런 부담까지 안고 해외여행을 가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하늘길만 막힌 게 아니다. 전국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 사례가 나오면서 국내여행 수요 감소와 함께 경북지역 관광산업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경북도 내에 등록된 여행사는 모두 845개로, 여행업계 종사자들은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루하루를 불안한 날을 보내고 있다.

여행사를 운영 중인 업주 A씨(38·여·포항시 북구)는 “작년에는 해외로 나가는 손님이 단 한 명도 없었고 제주도와 울릉도로 여행을 떠나는 손님도 한 달 평균 5명 정도였다” 며 “여행업체 중에 80% 이상이 휴업에 들어갔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하루하루 버티기 어려워 차라리 문 닫는 게 낫다는 말이 나올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여행업계 경영난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말 방역이 우수한 국가끼리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거나, 자가격리 조치 제외 또는 기간단축 등을 적용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을 구축할 계획이었으나 연말 들어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결국 무산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여행사 다수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곳이 많아 지자체에 휴·폐업을 신고하지 않은 업체까지 고려하면 실제 운영 중인 여행사는 통계 수치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현재 운영 중인 여행사마저도 정부에서 제공하는 고용지원금 등으로 겨우 영업 중”이라고 전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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