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워도 치워도 쌓이는 불법 폐기물
치워도 치워도 쌓이는 불법 폐기물
  • 손병현기자
  • 등록일 2020.10.29 19:59
  • 게재일 2020.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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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처리비용 ‘최다’ 경북도
1년여동안 600억 투입하고도
2년전보다 오히려 더 많아져
도내 전체 22만t 이상 방치돼
처리단가 인하 등 대책마련 절실
의성군 단일면 ‘쓰레기산’ 현장. /의성군 제공

전국에서 불법 폐기물이 두 번째로 많은 경북도가 17개 시·도 중에 가장 많은 비용을 들이는 데도 불법 폐기물이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완주·진안·무주·장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간한 ‘불법 폐기물 관련 자원순환 정책의 문제점 및 대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120만 3천823t의 불법 폐기물이 발생했다. 지역별 불법 폐기물 물량은 경기도가 68만2천350t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경북도가 28만8천720t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에 환경부는 2018년 일명 ‘쓰레기산’ 사태 이후 불법 폐기물 처리를 위해 국비 733억5천700만원을 배정, 지난해 67억2천900만원에 이어 올해 45억4천900만원을 추가 배정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가 지난해부터 확인한 전국 쓰레기 산은 356곳, 152만1천494t 분량(지난 8월 말 기준)이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처리하고 있지만,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자고 나면 새로운 쓰레기 산이 생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북도 상황은 심각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의원이 최근 경북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경북에서 발생한 불법 투기 폐기물 10만9천849t 중 32%인 3만8천802t만 처리됐다. 나머지 7만147t은 포항과 경주, 안동, 영천, 상주, 경산 등 9개 시·군에 그대로 쌓여 있다. 방치되는 불법 투기 쓰레기 가운데 행정처분이 진행 중(4곳)이거나 수사 중(4곳), 행정대집행 추진 중(3곳) 등 12곳은 처리를 위해 착수도 못 하고 있었다. 올해 2월 전국적으로 파악된 환경부 자료에서도 경북도의 불법 투기 폐기물 처리율이 43.3%로 전국 광역지자체 중 가장 낮았다.

29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지난 8월까지 경북도는 국비(약 377억원)와 도비(약 79억원), 구군분담금(144억원) 등 모두 600억여원을 불법 투기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 지출했다. 이는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다. 도내 23개 시·군 중에 의성군의 불법 투기 폐기물 처리 비용이 가장 많았다. 의성군은 불법 투기 폐기물 약 25만t을 처리하는 데 모두 277억원(국비 185억원·도비 31억원·의성군 61억원)을 지출했다. 의성군 인구수가 약 5만2천 명인 것을 고려하면 의성군민 1명당 117만원씩 폐기물 처리 비용을 낸 셈이다.

이런 가운데 불법 폐기물과 함께 도내 시·군들이 농촌 지역 문 닫은 공장이나 산업단지 내 등 곳곳에 방치된 폐기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폐기물 처리업체들이 허가를 받아 폐기물을 처리하다가 법정 물량을 넘겨 보관하던 중 문을 닫거나 빈 공장 등을 빌려 폐기물을 무더기로 쌓아둔 뒤 잠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합치면 지난해 말 기준 도내 17개 시·군 57곳의 폐기물이 총 36만t에 이를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 폐기물 처리를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지만, 오히려 2018년보다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올해 초까지 13만6천t이 처리됐고 22만4천t은 방치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지속해서 증가하는 불법 폐기물은 위태로운 자원순환 시스템의 결과물로 보고 있다. 이 틈새를 파고든 것이 불법 폐기물 전문 브로커들이다. 폐기물 정상 처리비용이 커질수록 불법 투기 세력과 브로커들은 활기를 띤다. 중간이윤이 크면 클수록 범죄수익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브로커들은 정식 처리 비용의 50∼60%를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각 지자체가 이렇게 쌓인 불법 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해 정식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지만 제대로 처리될 수 있을지 확신하기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재활용 업체 관계자는 “막대한 세금을 들여 치워봤자 이 쓰레기는 다른 데에 또 투기돼 또 다른 쓰레기 산을 만들 우려가 크다”며 “추가로 소각장과 매립지 등을 짓거나 확보해 최근 엄청나게 오른 처리 단가를 확 낮추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실제 2018년 18만6천원이었던 t당 폐기물 소각 비용이 쓰레기 산사태 이후 지난해 두 배 가까이 오른 26만원에 달했다. 이마저도 처리하기 쉬운 폐기물이고 태우기 어려운 쓰레기가 있으면 30만∼40만원을 줘도 받아주지 않은 때도 있다. 덩달아 매립비용도 기존 t당 8만원에서 14만원으로 75% 가까이 올랐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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