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국감서 민주당·국민의힘 “동남권 관문공항” 지지
지역의원·지자체 “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 지켜보자”

대구와 경북 정치권이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침묵하는 사이, 부산과 울산·경남(부·울·경)의 ‘김해신공항 확장안 재검증을 통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제가 표면화되고 있다.

부·울·경은 4월 15일 치러진 총선을 기회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13일 부산의 시민단체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 앞서 시청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며 정치권을 압박하고 나섰다.

가덕도허브공항시민추진단 등 6개 단체는 이날 오전 10시 부산시청 앞에서 규탄 집회 및 기자회견을 열고 “가덕신공항 건설은 부울경 시민들의 죽고 사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면서“김해신공항확장안을 부울경 시민들이 왜 결사반대하는지에 대해 단순 지방 이슈의 하나로만 치부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같은 시간, 부산시청에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한 목소리로 “가덕도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이 먼저 인사말을 통해 “제대로 된 동남권 관문공항, 가덕신공항 건설의 필요성에 대해 누구보다도 국토교통위 위원님들께서 깊이 공감해주시리라 믿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부산이 지역구인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부산 시민은 24시간 운영 가능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원한다”며 “김해신공항 부적절로 검증 결과가 나오면 대체 부지를 선정한 뒤 기본계획을 세우고 패스트 트랙에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도 “김해공항 확장안에 여러 문제가 있다”며 가덕신공항 찬성 입장을 밝혔다. 진 의원은 “가덕신공항은 안전과 운항, 소음, 확장성 등의 측면에서 김해신공항 확장안이 넘어설 수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해공항을 확장해봐야 확장성이 떨어진다”며 “가덕신공항을 강력하게 추진해야”고 당부했다.

문제는 과거 ‘밀양 신공항’과 ‘가덕도 신공항’을 두고 치열하게 대립했던 대구와 경북 정치권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대구시와 경상북도도 마찬가지다. 지역의 한 전문가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가덕도 신공항은 많은 부분에서 겹치게 될 것”이라면서 “만약 가덕도 신공항이 건설되면, 동북아 허브 공항을 건설하려던 대구와 경북의 희망은 좌절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대다수의 대구·경북 국회의원들은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대구의 한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정치권이 나서서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면서 “국무총리실에서 주관하는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가 이번 주 발표되는 만큼, 지켜보는 것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국민의힘은 내년 재보궐 선거에서 부산시장을 탈환하기 위해서 전력을 다하는 모양새”라면서 “지금 대구와 경북 정치권이 가덕도 신공항 문제에 각을 세우게 된다면, 국민의힘 지도부와 척을 지게 되는 것이 아니겠냐”고도 했다.

한편, 지난 2011년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백지화 이후 2016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났다. 당시 대구와 경북, 부산, 경남, 울산 등은 ‘밀양’과 ‘가덕도’를 놓고 첨예한 대립을 이어갔으나, 외부 자문단의 용역 결과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났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