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고 잇는 동안 서로 힘을 받는 짚풀 작품은 우리들 삶과 닮아
꼬고 잇는 동안 서로 힘을 받는 짚풀 작품은 우리들 삶과 닮아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20.10.04 19:32
  • 게재일 2020.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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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짚풀공예가 김주헌
6~17일까지 포항 청포도미술관서
김주헌展 이어 내달 7일까지 대구경북작가연합전
“민속품 넘어 전통예술품으로 평가되도록 노력”
김주헌 짚풀공예가
짚풀공예는 짚을 엮어서 다양한 공예작품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 오로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내야 하기에 그 어떤 공예보다 정성이 많이 들어간다. 이러한 짚풀공예가 전통적인 우리 것에서 시작됐기에 우리는 그 가치를 스스로 절하하지는 않았던가. 20년 외길, 짚풀공예로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김주헌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본다.

-짚풀공예를 한지는 얼마나 됐나.

△2002년 겨울 처음 짚풀공예를 배웠고 본격적으로 공방을 꾸린 것은 2012년부터이다.

-짚풀공예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2002년 한일월드컵이 한창으로 전국이 들썩일 때였다. 불현듯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한국인으로서 가장 한국적인 것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라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렇게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배운 것이 짚풀공예였다.

-짚풀공예의 매력이라면.

△볏집, 부들, 맥문동, 왕골 등 짚풀공예의 모든 재료는 자연재료이다. 산과 들에서 나는 모든 것들이 짚풀공예의 재료로 쓰이기에 냄새를 맡을 때 만질 때 느껴지는 안정감이 남다르다. 그 재료가 주는 순수함과 투박함이 짚풀의 매력이 아닐까. 사실 짚풀을 만나기 전까지 나는 전통하면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었다. 세련되지 못한 것, 궁상맞은 것. 어쩌면 한국적인 것에 대한 내 고정관념이었는지 모른다. 흔했기에 소중함을 몰랐고 잘 알지 못했기에 겉모습만으로 판단해 버렸던 것이다. 그런데 짚풀을 만지고 작품을 만들며 짚풀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알게 되었다. 미(美)에 대한 나 스스로의 기준이 짚풀로 인해 바뀌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포항 청포도미술관에서 전시를 갖는데.

△10월 6일부터 11월 7일까지 2가지 테마로 청포도미술관에 짚풀공예가 전시된다. 먼저 10월 6일부터 17일까지는 ‘엮다’라는 제목으로 총 15점의 작품이 김주헌 개인짚풀공예전으로 선보이며 이후 10월 20일부터 11월 7일까지는 총 30점의 생활소품들이 ‘대구경북짚풀공예작가연합전’으로 이어서 전시된다.

-김주헌 작가의 첫 개인전으로 알고 있다. ‘엮다’는 어떤 의미인가.

△짚풀로 작품을 만들 때면 처음 재료들은 하나하나 힘없는 것들이다. 그런데 그러한 것들을 모아 꼬고 엮고 잇는 동안 탄탄해지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을 받게 된다. 그렇게 작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한 모습이 현실을 살아내는 우리들의 모습 혹은 관계에서도 보여지지 않는가. 서로 서로 꼬이고 꼬며 부비고 맞물려 함께 살아가며 힘이 되어주고 희망이 되어주는 것. 그래서 전시 제목을 ‘엮다’로 선택하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짚풀공예작가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짚풀공예가 예술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노력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것을 현실에 맞게 변화시켜야 하고 다양한 재료와의 접목이 되어야 작품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진다. 짚풀공예가 민속품을 넘어 전통예술품으로 평가될 수 있도록 꾸준한 성찰을 이어가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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