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 종합검진센터
아침부터 수백여명 ‘뒤죽박죽’
긴 대기시간에 거리두기 무색
접종하려다 코로나 감염 우려

유통과정의 문제로 한때 전면 중단됐다가 재개된 독감백신을 맞기 위해 시민들이 대거 몰리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무색케 하고 있다.

28일 대구 북구 노원동에 위치한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북구 종합검진센터는 이른 아침부터 독감백신을 접종하려는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수십, 수백명의 시민들은 저마다 질서 정연하게 마스크를 쓴 채 접종을 위해 줄을 기다렸지만, 대기 시간이 길어지며 ‘사회적 거리두기’는 자연스럽게 무너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디서 시작된 줄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뒤죽박죽 섞였고 안내요원이 있었지만, 무용지물인 상황이었다. 독감백신을 맞으러 왔다가 코로나19 감염증을 얻어갈지도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이곳을 찾은 한 시민은 “대구시 어디를 가도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상황에 독감 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가 사람들이 많고 줄도 엉망이어서 깜짝 놀랬다”며 “내 몸을 위해 돈을 내고 접종받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것인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어 대기하는 내내 불안감에 휩싸였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대구시는 앞서 지난 26일 추석 특별방역기간(9월 28일∼10월 11일) 거리두기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전국 공통사항으로 실내 50인·실외 10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 금지, 위험도가 높은 일부 다중이용시설(12종) 마스크 착용, 출입자 명단 관리 등 핵심 방역수칙 의무화를 방역 대책으로 제시했다.

정부는 독감백신 접종을 권유하는 상황이고, 병원마다 감염병에 걸리지 않으려는 시민들이 몰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근본적인 방역수칙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북구 종합검진센터 관계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있지만, 접종을 위해 오신 분들을 돌려보낼 수 없는 상황이기에 줄을 섰다가 20명씩 열체크와 손소독 등 방역을 해가며 접종 중이다”며 “센터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주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