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군 ‘언택트 추석 캠페인’
“고향 방문 자제” 챌린지 방식 진행
눈치 보는 자식들 위해
어르신·부모님들도 적극 동참

칠곡군이 지난 17일부터 시작한 ‘언택트 추석 캠페인’<사진>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백선기 칠곡군수가 기획한 이 캠페인은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 고향방문과 모임을 자제하자는 내용이 담긴 글을 남기고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챌린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캠페인이 시작된지 일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70세가 넘은 어르신부터 재경향우회 회원, 종갓집 종손, 주부, 농민, 노인회장 등 각계각층 주민들의 자발적으로 동참하면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부모님 눈치를 보는 자식들을 위해 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성인문해 교육을 통해 최근에서야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도 부족한 한글솜씨로 “며느라 올해는 눈치 보지 말고 안 내리와도 된다”, “아들아 엄마 안와도 한게도 안 섭섭다. 손자들캉 집에서 추석 재미나게 보내라”라는 글을 적어 캠페인에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또 자식들이 코로나19로 고향에 가지 못하겠다며 부모님께 동의와 이해를 구하는 글도 등장했다.

손경희(52·여) 칠곡문화원사무국장은 “올해는 열심히 일하는 아들, 며느리에게 언택트 추석이라고 전화주세요”라며 제안했으며, 김희열(54) 작가는 “이번 추석은 이 효자는 안갑니다. 사랑하는거 알지예”라며 부모님의 동의와 이해를 구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캠페인에 동참한 주민들도 화제다.

오순기(56) 영지버섯 농가는 “불효자는 옵니다”라는 종이를 들고 부모님의 산소에서 캠페인에 동참했으며, 홍상철(62)씨는 마스크에 언택트를 의미하는 ‘UT’를 적고 “코로나도 언택트 추석도 언택트”라는 글귀를 들고 참여했다.

칠곡군은 이번 캠페인을 추석연휴까지 이어 갈 방침이다.

백선기 군수는 “이번 추석에는 귀향과 차례를 지낼 수 없다 해도 부모님과 친지, 이웃들과 더 깊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참된 효도는 장소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정성에 달려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칠곡/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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