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병실 입원환자 2명 코로나19 판정에 병원 내 감염 공포 확산
19∼20일 전 직원 진단검사… 자가격리 늘면서 의료진 업무 가중
병원 측 “병동 통합 운영으로 수술·진료는 차질없이 진행” 밝혀

포항 세명기독병원에서 환자 사이 코로나 19 감염 사례가 확인돼 병원 8층이 코호트 격리됐다. 20일 오후 세명 기독병원의 모습.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세명기독병원에서 같은 병실에 입원했던 환자 2명이 연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판정을 받아 해당 병동에 ‘코호트격리(집단격리)’ 조치가 내려졌다.

입원환자 사이에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로 병원 내 감염 공포가 확산하면서 추가 감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세명기독병원에 입원 중이던 80대 A씨(포항 71번째 환자)가 지난 19일 새벽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지난 16일 사망한 B씨(포항 66번째 확진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A씨는 진단검사 결과에서 양성으로 나왔다.

지역에서 처음으로 병원 내 감염 사례가 나오자 포항시는 20일 세명기독병원에 대한 코호트격리를 결정했다. 병원 내 감염은 면역력이 취약한 다른 환자들에게 병을 옮길 수 있어 피해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

코호트 격리는 특정 질병 발병 환자와 의료진을 동일 집단(코호트)으로 묶어 전원 격리해 확산 위험을 줄이는 조치다.

이날 세명기독병원은 환자가 입원했던 8층 병실을 포함해 병동을 통째로 비워 환자들을 격리시켰다. A씨와 접촉한 환자도 격리 조치하는 한편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이틀에 걸쳐 진단검사를 실시했다.

앞서 19일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의사, 간호사 등 직원 586명은 전부 음성 판정을 받았다. 20일 진단검사를 받은 의료진 1천100명은 21일 결과가 나온다.

포항시 관계자는 “병원 내 전파 사례에 대한 심층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환자와 보호자 외에는 병원 출입이나 병문안을 가급적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명기독병원은 현재 수술이나 외래진료 등을 정상 운영 중인 가운데 의료진이 대거 격리되면서 의료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16일 66번 확진자와 접촉한 의사, 환자 등 180명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뒤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의사와 간호사 등 병원 가용인력이 줄어든 데다 71번 확진자 발생으로 남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1일 검사결과에서 남은 직원이 전부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이들은 14일간 무조건 격리된다.

포항세명기독병원 관계자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퇴원하는 입원환자가 늘고 있지만 의료진 자가격리에 따른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분간 병동을 통합 운영하기로 했다”며 “이번 전수검사는 코로나19 입원환자 발생으로 지역 내 확인이 되지 않은 거짓 정보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이며 병동 방역과 더불어 직원들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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