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빙막장
캐빙막장
  • 등록일 2020.09.07 17:34
  • 게재일 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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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이 숙

그는 병방, 마지막 채탄광부

이슥한 밤 별 보고 집을 나와

지하 수백 미터 캄캄한 막장에서

쥐를 벗 삼아 석탄을 캤다

칠면조 같은 마누라

철마다 옷 맞춰 입고 모양내더니

막장에서 들숨 날숨 나눠 쉬던 친구와 배가 맞아

올망졸망 자식 넷 내팽개치고

가산 탈탈 털어 야반도주하던 날도

작은 돌멩이 바윗돌 되는 막장에서

갱내 분진 마시며 석탄을 캤다



가슴 무너진 아들 위해 백발노모

밥해놓고 이불 깔아놓고

무나니골 소풍 가는 손자손녀 따라나선 날

석탄 더미에 하초가 깔려

나는 살아야 해 나는 절대 죽으면 안돼

울부짖던 그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케빙막장이 되어버렸다

먹고살기 힘든 시대에 마지막으로 찾아든 곳이라는 막장. 그 갇힘과 묶임의 힘든 시간을 견뎌내는 사람들이 이 땅에는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가슴 먹먹한 아픔을 자아내는 시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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