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이 숙
그는 병방, 마지막 채탄광부
이슥한 밤 별 보고 집을 나와
지하 수백 미터 캄캄한 막장에서
쥐를 벗 삼아 석탄을 캤다
칠면조 같은 마누라
철마다 옷 맞춰 입고 모양내더니
막장에서 들숨 날숨 나눠 쉬던 친구와 배가 맞아
올망졸망 자식 넷 내팽개치고
가산 탈탈 털어 야반도주하던 날도
작은 돌멩이 바윗돌 되는 막장에서
갱내 분진 마시며 석탄을 캤다
가슴 무너진 아들 위해 백발노모
밥해놓고 이불 깔아놓고
무나니골 소풍 가는 손자손녀 따라나선 날
석탄 더미에 하초가 깔려
나는 살아야 해 나는 절대 죽으면 안돼
울부짖던 그
싸늘한 주검이 되었다
케빙막장이 되어버렸다
먹고살기 힘든 시대에 마지막으로 찾아든 곳이라는 막장. 그 갇힘과 묶임의 힘든 시간을 견뎌내는 사람들이 이 땅에는 많았던 시절이 있었다. 가슴 먹먹한 아픔을 자아내는 시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