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 재 만

바다에서 바다를 보면

육지에서의 바다가 아니다

무엇보다 자리가 먼저 울렁이니까

바다를 등지고 육지를 본다

눈부신 육지에서

반사각에 똑바로 눈 맞추고

둔중한 비늘 하나 건지는 이 있다

그가 지금

해비늘에 얹혀

육지를 보고 있다

흔히 육지에서 바다를 본다. 그러나 동해 바닷가에서 시를 써온 시인은 바다에서 육지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기고 있다. 늘 바다는 내 삶의 주변으로 배경으로 여겨왔던 삶이었다. 바다가 품고 있는 심연을 찾아 나서는 시인을 본다. 바다와 나의 삶이 빈틈없이 결합되고 동행하고 있음을 느낀 것이다. 무수한 의미를 품고 말없이 우리에게 다가오는 바다를 껴안고 귀 기울이고 있는 시인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