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이석명 옮김·민음사 펴냄
인문·2만5천원

“덜어 내고 덜어 내어 무위하면 이루지 못하는 게 없다”

인생의 의미를 남김없이 터득한 현명한 ‘늙은이’, 혹은 고대 세계에서 가장 융성했던 주나라의 수장실 관리. 바로 2천500여 년 전의 사상가 노자(老子)의 상이다. ‘도(道)’, ‘자연(自然)’, ‘무위(無爲)’, ‘인위(人爲)’, ‘비움(虛)’, ‘고요함(靜)’ 등등, 노자는 오늘날 우리의 정신을 주조한 아득한 옛적의 틀이다. 이러한 노자의 사상을 역주한 이석명의 ‘노자’(민음사)가 출간됐다.

‘노자’또는 ‘도덕경’이 동양 사상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니, 동양 철학의 또 하나의 축인 ‘논어’와의 비교 속에서, 또한 서양 정신사와의 평행 속에서도 숱하게 논해져 왔다. 그럼에도 고갈됨 없이 늘 새롭게 읽히는 ‘노자’는 혼란한 현대인을 위한 고전이다. 노장 철학의 우뚝한 권위자인 역자 이석명은 30여 년의 연구로 소박하고 조야한 옛 판본으로부터 정련된 주석가들의 저작까지 망라해 노자로 가는 바른길을 연다. “사람들은 똑똑한데 나 홀로 흐리멍덩할” 때 “흐릿하다가도 고요히 가라앉아 서서히 맑아지라” 이른 노자의 뜻 그대로,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스스로 노자에 다가갈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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