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당대표 공식 출마선언
영남서 지지율 40% 만들어
재집권의 선봉장 기치
당선땐 대선 불출마 재확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에게 패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8·29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김 전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이 영남의 대표주자로 지역주의를 허무는 역할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선거는 지난 7일 출마를 선언했던 이낙연 의원과의 2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영남과 호남을 대표하는 두 의원의 결과에 따라 여권 차기 대선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책임지는 당 대표가 되겠다. 땀으로 쓰고, 피로 일군 우리 민주당의 역사를 당원 동지들과 함께 이어가겠다”며 출마를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꽃가마 타는 당 대표가 아니라 땀흘려 노 젓는 ‘책임 당 대표가 되겠다’”며 “임기 2년 당 대표의 중책을 완수하겠다고 굳게 약속드린다.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 당력을 총결집해, 재집권의 선봉에서 확실한 해법을 준비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30년 전 저는 김대중 총재가 이끄는 민주당의 꼬마 당직자였다”며 “전국에서 골고루 사랑받는 좋은 정당의 대표, 김대중 총재를 본받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문재인 정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에도 매진했다”며 “김대중 대통령이 열었던 남북평화의 길, 노무현 대통령이 온몸을 던진 지역주의 타파의 길, 문재인 대통령이 걷는 촛불혁명의 길을 따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전대는 ‘대선 전초전’이 아니라 당 대표를 뽑는 전대”라면서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대신 어떤 대선 후보라도 반드시 이기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176석 민주당이 경계해야 할 것은 자만이다. ‘부자 몸조심’하며 대세론에 안주하는 것이 자만”이라며 “자만은 오만을 낳고, 오만은 오판을 낳고, 오판은 국민적 심판을 부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영남 300만표를 책임지겠다”며 “지난 총선 750만 명이 영남에서 투표했는데, 그 중 40%를 얻어오겠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졌을 때도 저는 40%를 얻었고, 그래서 자신있다”고 피력했다. 이와 함께 △포스트코로나 대비 △검찰개혁 완수 △남북관계 교착 돌파 △주거안정 및 부동산 불평등 해소 △광역 상생 발전 실현 △노동·일자리 문제 해소 등을 약속했다. 그는 “국민이 민주당에 허락한 176석에 안주하지 않고, 당정청 삼두마차가 속도를 더하면서 안정을 이루도록 당부터 책임을 다하겠다”며 “책임국가 실현을 뒷받침하는 책임정당 민주당을 이끌겠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당내에서 나오는 ‘이낙연 대세론’에 대한 경계론을 앞세워 이 의원과 맞대결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의원이 당 대표가 되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되면 ‘7개월짜리 당 대표’라는 점을 부각시키 위한 전략이란 말이 나온다. 더구나 정세균 총리, 이재명 경기지사 등 다른 대선 주자들도 이낙연 견제 차원에서 김 전 의원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편, 김 전 의원을 돕는 지지세력은 친노와 운동권 인연을 바탕으로 세를 불리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 스승으로 불리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후원회장을, 유인태 전 국회사무총장이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 현역의원으로는 전국지지모임인 새희망포럼에서 인연을 맺은 고영인 의원과 이부영 전 의장 비서 출신인 이해식, 부산 친노 그룹인 박재호 의원이 돕고 있다. 캠프에는 노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인 금강캠프를 기획 주도한 강영추 전 한국관광공사 감사를 비롯해 과거 안희정 전 지사나 이광재 의원 측 인사였던 실무진들도 합류했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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