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당권도전 선언하던 날
김부겸, 李 텃밭 광주표심 공략

176석을 보유한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이 본격화됐다.

유력한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7일 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으며, 김부겸 전 의원은 이 의원의 텃밭인 호남을 찾아 표심잡기에 돌입했다.

이낙연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직접 작성한 2천500자 정도의 출마선언문을 낭독하며 “국난극복의 역사적 책임을 이행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월 국무총리직에서 물러난 뒤 당으로 복귀해 당내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를 진두지휘한 연장선이다.

이 의원은 “민주화 이후 최장수 총리와 전례 없는 국난극복위원장의 경험을 살려 당면한 위기의 극복에 최선으로 대처하겠다”며 “국난극복의 길에 때로는 가시밭길도, 자갈길도 나와도 어떤 어려움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당 대표로 선출될 경우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 3월 전에는 사퇴해야 한다는 ‘대권·당권’ 분리조항에 대해선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 의원은 “(대권 당권 분리) 상황이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런 고민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국가적 위기를 외면하는 건 옳은지 당원 동지들이 공감해 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답했다.

민주당 설훈·최인호·오영훈 의원이 이 의원의 기자회견에 동행했다. 다만, “출마선언이 세 과시가 돼선 안된다”는 내부 결론에 따라 이 의원을 지지하는 다른 의원들은 기자회견에 참여하지 않았다.

반면, 9일 출마선언을 앞두고 있는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은 이날 광주를 찾아 당권 도전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김 전 의원은 광주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당 대표 임기 2년 완주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김 전 의원은 “지금 민주당에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책임질 당 대표가 필요하다”며 “저 김부겸이 김대중과 노무현, 문재인의 꿈을 완성하고, 당 대표 임기 2년의 중책을 끝까지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의원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이번 8·29 전당대회에서 지역주의를 이겨내자”고 호소했다. 과거 경남 김해 출신의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진행된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호남 지역 득표율 1위를 달성하며 승기를 잡았었다.

이와 관련, 김 전 의원은 “부산에서 진보의 희망을 싹 틔운 노무현의 뒤를 이어, 대구·경북에서 지역주의를 허물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누가 몸으로 맞서 지역주의의 벽을 넘을 후보인지, 누가 ‘광주정신’을 온전히 계승할 후보인지 선택받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8일 전북 전주를 방문한 뒤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출마 회견을 한다.

한편, 송영길 의원은 이날 “8·29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던 꿈을 잠시 내려놓겠다”며 당 대표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에 앞서 홍영표, 우원식 의원도 당 대표 출마를 포기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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