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 희

막 거기서 나왔다는 사람들은

그 안은 정말 대단하다는 표정과 그 안도

별 볼일 없다는 표정을 함께 짓는다 하여

사람들은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혹은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는 건지 헛갈리게 된다

막 거기서 나왔다는 사람들은

그 안에서 오래 있었던 것처럼 아니

원래부터 그 안에서 있었던 것처럼 말한다 너도

꼭 한번 가 봐라 막 거기를 나온 사람들은

꼭 그렇게 말한다 그러나 그 얼굴은

그 안은 아무나 들어갈 수 있은 곳이 아니야

꼭 그런 얼굴이다

막 거기서 나왔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바쁘고 진지하고 엄숙하므로 농담으로라도

거기에 대해 더 묻기도 어렵다

시인이 말하는 ‘그들’은 누구일까. 그들만의 수준을 자랑하고 독점하고 과시하며 건방스럽고 배타적인 부류의 사람들을 일컫는 것이리라. 우리 삶의 도처에 이런 그들을 만날 수 있다. 시인은 그들은 자신의 공동체의 진영논리나 이해관계에 갇혀 매우 이기적이며 위선과 거짓에 익숙해져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시인은 이러한 병폐의 사회현상을 야유하고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