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완승 후 울산에 0대4 수모
쓰리백? 포백? 선택의 기로에

김기동 포항스틸러스 감독에게 과제가 떨어졌다. 최근 좌·우 풀백의 공백으로 인해 4백에서 3백으로의 전술의 변화를 시도한 포항은 지난 주말 울산현대와의 경기에서 중원에서의 볼다툼, 공간 장악에 실패하면서 결과적으로 4골이나 허용했다. 당장 포항의 다음 상대는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이 장기인 상주상무. 김기동 감독이 어떤 식으로 상황을 타개할 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6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진행된 포항과 울산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경기는 0-4로 끝났다. 1.5군으로 선발 엔트리를 짠 울산에 전반전 내리 2골을 허용한 데 이어, 후반전에서도 2골을 헌납하는 등 실력차가 여실히 드러났다. ‘블루드래곤’ 이청용의 활약이 있긴 했지만, 과정을 보면 중원에서의 힘싸움이 결국 승패를 갈랐다.

포항은 4-2-3-1 포메이션을 발표했지만, 사실 3-5-2였다. 수비진은 3백으로 구성해 전민광-김광석-하창래가 맡고, 이광혁과 심동운이 좌우 윙백으로 뛰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전술이라, 윙백의 두 선수가 필요에 따라 공격수도 되고 수비수도 돼야 한다. 왕성한 움직임이 필수고, 선수들에게 상황에 따른 정확하고 빠른 판단이 요구되는 전술이다. 이미 지난 4라운드에서 인천에 4-1로 대승한 포항이었기에 이날도 3백 전술을 들고 나왔다.

결과적으로 포항은 이날 울산에 대패했다. 울산의 공세를 막아내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스틸타카’나 역습 등 포항 특유의 스타일이 없어지고, 그저그런 팀에 최전방 공격수인 일류첸코의 머리나 발 등에 의존하는 팀으로 전락한 모습이었다. 수비수 1명의 부재보단 중원에서의 공간 장악 실패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다. 연장선상에는 역시나 3백이 있다.

포항의 다음 상대는 상주상무다. 오는 13일 포항과 상주는 상주시민운동장에서 만난다. 최근 신병들까지 합류하면서 상주의 선수층은 한층 두꺼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네 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는 상주인 만큼 포항으로선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상주전 다음에는 전북전과 강원전 등 강팀과의 경기도 남아있다.

앞으로의 경기를 위해 포항이 선택해야 할 시점이 왔다. 대승과 대패를 기록한 김기동 감독의 ‘자의반 타의반’ 3백이 살아남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바름기자

    이바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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