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이주형
시인·산자연중학교 교감

“앞으로 2주 코로나 확산 고비”

이 말은 최근 몇 달 동안 언론을 통해 전 국민이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이 말이 반복된다는 것은 지금 우리 사회가 2주의 고비를 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분명 우리 사회는 2주라는 마법에 걸렸다. 그 마법을 풀 수 있는 주문은 없을까!

주문을 찾기 위해 고비의 뜻부터 찾았다. 사전은 고비를 “일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나 대목. 또는 막다른 절정”이라고 정의했다.

어떤 일이 완성되려면 반드시 절정의 순간을 넘겨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일은 설익은 밥이 되고 만다.

예전에 마라톤을 한 적이 있다. 출발한 지 몇 분도 되지 않았는데 숨이 턱까지 차서 도저히 뛸 수가 없었다. 그때 옆에서 달리던 사람이 조금만 더 참고 달리면 숨이 터질 것이라고 했다. 그땐 너무 힘든 나머지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오기가 발동하면서 어떻게든 조금만 더 참고 힘을 냈다. 그랬더니 목에 걸렸던 숨이 입 밖으로 터져 나오면서 숨쉬기가 한결 편해졌다.

비록 결과는 어디 내놓기 부끄럽지만, 그래도 필자는 완주했다. 그때의 기억은 필자의 마음에 오뚝이 심장을 심어주었다. 필자는 그 심장으로 지금까지 왔다.

지금 우리 사회에 딱 필요한 말이 “숨을 트다”라는 말이다. 코로나 19는 우리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코로나 19라는 출제자의 출제 의도를 정확히 분석해낸 듯했다. 그 결과는 세계에 모범 답안으로 제시됐다. 그래서 나온 말이 K-방역이다.

그렇다면 K-방역은 세계를 공포에 빠트리고 있는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근본적인 방법을 제시할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지금 찾고 있는 해결책이 궁극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동원하고 있지만, 바이러스는 분명 인간의 기술력을 능가하는 무엇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변이(變異)이다.

그런 자신들을 정복하겠다는 인간의 오만 앞에 바이러스는 그저 웃을 뿐이다. 눈앞의 성과밖에 보지 못하는 인간들, 그들은 분명 2주를 양아치로 만드는 주범이다. 그런 양치기 정신으로는 그 어떤 것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없다.

양치기는 교육계에도 많다. 어느 학생이 심각하게 필자에게 말한다.

“우리 학교는 마스크 벗으면 벌점 10점이래요. 점심시간 빼고는 물도 못 마신 대요.”

물론 이 말을 한 교사의 의중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런데 협박 수준의 공갈로 입학도 하기 전인 학생들에게 공포 정치를 하는 교사들, 그들은 분명 교육계의 양치기들이다.

어느 교육청은 한술 더 떠서 다음과 같은 공문을 일선 학교에 뿌렸다.

“등교 수업 이후에 학교 출입자에 대해 발열 검사를 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실시하여 학교 내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해당 학교를 엄중 문책할 예정이므로 (….)”

어떻게 가면 갈수록 교육계에는 양치기만 늘어나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양아치가 되는 날, 이 나라 교육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