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혹은 잠의 사이보그
불면증, 혹은 잠의 사이보그
  • 등록일 2020.06.01 20:12
  • 게재일 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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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용 제

이상한 늙은 아이가 몸속으로 들어온다

아이는 점점 작아진다, 눈물이 된다

다시 아이는 수십여 개의 세포로 나뉘어진다

전송되지 않는 잠들이 코드 밖으로 뛰쳐나온다

뒤엉킨다 몽롱해진다

그사이 수억 년 전의 태양이 불쑥 솟구친다

나는 벌겋게 눈을 뜬 채 잠의 사이보그가 된다

모든 풍경은 잠이 조립한 일회용이다

어쩌면 이것이 내 완전한 잠의 코드인지도 몰라

더 무겁고 딱딱해질수록 몽롱한

이 시를 끌어가는 동력은 환각과 관념이다. 후기 자본주의 이념이 지배하는 현대사회가 양산하는 탈 질서, 탈 윤리. 혹은 부자유와 억압이라는 프레임으로부터의 자유는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리라. 시인은 그러기 위한 한 방법으로 이러한 내면의 환각이나 관념이라는 강렬한 방식을 도입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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