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준공 후 운항실적 ‘0’
환동해 물류거점 기대감 증발
타도시와 비교 경쟁력 떨어져
포항시 “대북방무역 대비 항만
코로나 진정되면 호전될 전망”

포항 영일만항 인입철도가 기대와는 다르게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시일이 지날수록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시는 예상하고 있다.

31일 포항시에 따르면 영일만항을 환동해 물류거점항만으로 만드는데 디딤돌 역할을 하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인입철도 개통이 진행됐지만, 정작 개통된지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열차가 운행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가 대형화주 확보를 위해 노력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야만 한다는 지적이다.

영일만항 인입철도는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리에 있는 KTX포항역에서부터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항까지를 잇는 11.3㎞ 구간이다. 해당 노선은 지난 2013년 11월에 착공에 들어간 뒤 총 사업비 1천696억원이 투입됐다. 이 사업을 통해 영일만항 내에는 3만4천㎡ 면적의 철도수송장(화물 집화 및 수송 공간)과 600m의 유효장 4개 선로, 기관차의 방향을 전환하는 전차대 1기가 마련됐다. 공사는 안전성 검증 등을 거친 후 지난해 8월께 완료됐고, 지난해 12월 18일 대망의 개통식을 열었다.

이후 시는 인입철도 개통으로 항만의 물류수송을 전국 단위 국가철도망과 연계함으로써 화물의 대량 수송이 가능해지고, 물류비 절감을 유도해 항만 배후 단지의 기업유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포항시의 당초 예상과 달리 타지역에 있는 대형 화주들은 영일만항 인입철도 이용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표 항인 인천항과 부산항에 비교하면 별다른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천항은 중국이라는 대형시장과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부산항은 국내의 수출 관문 1위를 차지할 만큼 수많은 선박이 정박하는 장소다. 반면 영일만항은 경쟁 관계인 두 항과 비교하면 기업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저렴함, 편리함, 인접성 등 어느 곳에도 우위를 점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로 인해 철도가 개통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인입철도의 이용을 원하는 업주는 존재하지 않았고, 현재까지 화물열차의 정식 운행은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포항시는 대형 화주 확보를 위해 열차 개통 후 수개월 동안 강원도와 경상북도 북부권에 있는 업체들과 지속적인 접촉을 벌여왔다. 하지만 그 노력은 강원도에 있는 화력발전소 1곳과의 계약을 따내는데 그쳤다. 해당 계약을 통해 영일만항 인입철도의 첫 운행은 오는 7월부터 진행될 계획으로, 구체적으로는 영일만항-포항역-동해선 노선으로 1일 1회로 화물열차가 운행된다.

인입철도 이용률 저조에 대한 우려의 시각에 포항시는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물동량이 증가할 것이고, 따라서 노선도 증설하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영일만 인입철도 자체가 대북방 특화 무역 대비를 위해 만든 항만이고, 북한이 개방되면 북한을 통해 들어오는 중국의 물자들을 원활하게 수송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게 되면, 영일만항 인입철도를 이용하는 업체 역시 더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시는 예상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