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개원은 협상대상 아니다… 5일 반드시 개원”
주호영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독주하고 있다” 반발

지난달 30일 서울 조계사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에서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와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의 4년 임기가 지난 30일 0시부터 시작됐지만, 제21대 국회의 ‘개원(開院)’은 미지수다.

여야는 31일 현재 국회 운영의 출발점인 ‘개원 국회’를 시작하지도 못했다. 현행 국회법에 따르면, 총선 후 첫 집회일인 오는 5일 국회의장과 부의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려야 한다. 국회사무처는 “이날 1차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며 “의장·부의장 선거와 개원식, 국회의원 선서, 개원사 등의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통합당 주호영(대구 수성갑) 원내대표는 최근 매일 회동을 가졌다. 원 구성 협상의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민주당과 통합당 등에 따르면, 현재 원 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은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위원회의 위원장 자리를 어느 당이 가져가느냐는 점이다. 법사위는 국회의 쟁점 법안 통과를 위한 필수 상임위이고, 예결위는 예산 편성을 위한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31일 “민주당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국회법에 따라 6월 5일 개원해 의장단을 선출하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법이 정해진 날짜에 국회를 여는 것은 협상의 대상이 결코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야당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서 새로운 국회, 일하는 국회에 동참해달라”며 “(상임위원장 선출은 법정 시한인) 6월 8일까지 시간이 남아있으니 최선을 다해 야당과 협상하고 합의해서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3차 추경 6월 내 통과 △질병관리본부의 청 승격·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등 K방역 법안 △특수고용직 등을 포함하는 고용보험법 개정안 △ 일하는 국회법 등을 언급했다.

반면, 통합당은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독주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예결위원장직은 관례적으로 야당이 가져갔던 것과 국회의장단 선출도 원 구성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주 원내대표는 지난 29일 열린 당선자총회에서 “국회법에 다음 달 5일 의장단을 뽑고 8일 상임위원장 선거와 원 구성을 하게 돼 있지만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원 구성이 완성된 뒤 의장과 상임위원장을 뽑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장을 뽑고 나면 의장이 상임위를 강제 배정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합의를 통한 개원이 쉽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 대목이다.

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는 “법사위원장·예결위원장직을 야당이 가져가는 것은 전례”라며 “두 상임위원장 자리 중 어느 한 자리라도 민주당 측에 양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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