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말기 영남 대표 화가들 대구 미술의 시작을 만나다
조선말기 영남 대표 화가들 대구 미술의 시작을 만나다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20.05.25 20:25
  • 게재일 2020.0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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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수묵 3석(石)’ 특별전
석재 서병오·석초 정안복
석강 곽석규 작품 30점 전시
27~내달 8일 대구 학강미술관

석재 서병오 作
조선말기 영남 대표 화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소개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대구 학강미술관은 오는 27일∼6월 8일 조선 말기 영남을 대표했던 서화가들의 작품을 모아 ‘대구미술의 시작, 영남수묵 3석(石)’특별전을 개최한다.

전시회에는 영남 서화의 중심에 섰던 석재 서병오(1862~1936)와 석초 정안복(1833~?), 석강 곽석규(1862~1935)의 작품 30점을 선보인다.

석재 서병오는 대구·경북의 미술을 열어간 최초의 선구자다. 당대 그와 필적할 상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시서화에 뛰어난 삼절(三絶)의 인물이었던 그는 중국과 일본에서도 최고의 지식인 예술가로 인정받았다. 근대 중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쑨원과도 교류했다. 대원군이 석재라는 아호를 지어줬으며, 1906년 서병오는 대구 광문사 발기인으로 나섰고 국채보상운동에도 참여했다. 1917년 ‘교풍회’라는 한시 단체를 결정해 한시문학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1922년‘교남시서화연구회’라는 단체를 결성해 일본의 왜색미 확산에 맞서 시·서·화 부흥운동을 일으킨다. 전국의 유명한 서화가를 초대해 전시를 열었고, 이후 근대서양화가 이인성의 개인전을 후원해 새로운 미술에도 열린 자세를 가졌다. 이번 특별전에는 석재의 대표작 ‘난초’ ‘대나무’ 등이 전시된다.

석초 정안복은 조선말기 대구에서 태어나 활동했다. 강위에게 묵죽을 그린 부채를 선사하는 등의 교류가 있었고 심전 안중식과도 친분이 있었다. 난초와 대나무를 잘 그렸으며 난초는 정판교의 난법을 즐겨 따랐다. 대표 유작으로는 ‘고사인물도’ 8폭 병풍이 전해지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 소개된다. 석초 정안복은 한국의 대표적 현대미술가 곽인식의 외증조부가 된다. 수묵과 채색을 잘 다뤘으며 진한 채색화의 작품도 남겼다.

석강 곽석규는 포항 출신으로 근대기 대부분 대구·경북에서 서화로 왕성하게 활동한 우수 예술가다. 어린 시절, 십죽재화보와 개자원화전으로 독학하며 서화가의 길로 나아갔다. 수묵산수화는 중국 송나라 미원장과 원나라 고극공의 화풍을 따랐다. 중년 이후에는 기명절지화와 자신만의 독창적 산수화를 표현했다. 동년배 서병오와 교우하며 합작한 그림도 많이 전해지고 있다. 서병오와 함께 대구·경북·서울을 다니며 적극적 활동을 펼쳤다. 1925년 경북 청도에서 도주학원을 운영하기 위한 개인전을 개최했다. 서울의 안중식·이도영 등의 근대 화가들과도 친분을 가지며 합작 병풍을 남겼다. 일필휘지의 운필은 정확한 사생과 풍부한 묵색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대구 남구 이천동에 자리한 학강미술관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거상 마치다가 1920년대 중반에 지은 별장으로 관장인 김진혁 작가가 40년 가까이 이곳에서 살다 지난 2016년 미술관으로 리모델링 개관했다.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애쓴 덕에 유럽과 일본식을 절충한 굴뚝과 일본식 붉은 슬레이트 지붕, 회칠을 한 벽, 삼나무 기둥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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