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해 초곡지구 서편 도시계획도
당초 6차선서 2차선으로 축소
주민들 “교통난 불 보듯” 반발
“특정인사 땅 편입 줄이기 위한
의도적 축소 아니냐” 의혹도

포항시가 흥해읍 초곡지구 서편의 도시계획도로의 폭을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대폭 축소해 시민들의 거센 반발이 우려된다.

주민들은 해당 도로의 개설이 출·퇴근 시간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극심한 교통난 문제를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11월께 ‘포항시 전체 도시관리 계획 재정비’를 추진하면서 지역 내 도로 정비 등을 계획했다. 여기서 시는 북구 흥해읍 초곡리 서편에 있는 대로 1류-6호선을 소로 1류-3호선으로 변경했다. 오는 2021년 5월께 포항 초곡 우회도로가 개설되면 해당 도로의 효용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해당 구간에는 길이 2천960m, 폭 10m의 도로가 들어설 예정으로, 오는 6월 30일께 도로 실시계획인가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는 도로 개설 공사를 진행하기에 앞서 앞으로 7년 이내로 해당 구역에 있는 땅을 시비 1천500억∼2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두 매입할 계획이다.

해당 도로는 초곡지구 주택 단지 동편의 도로와 함께 단지 내 주민들의 진출입로 역할을 수행하고, 이인지구와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28번 국도와 연결돼 시민들의 교통수요를 분산하는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포항시가 도로의 폭을 기존 35m에서 10m로 크게 줄이며 도로 수용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왕복 6차선 도로가 들어설 구간에 왕복 2차선 도로가 만들어지면 교통수요를 모두 감당하기에 버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초곡지구 서편의 인근 지역에는 대단위 주거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초곡지구에 6천400세대, 삼도아파트 2천세대, 이인지구 5천300세대, 성곡지구 2천850세대 총 1만6천550세대가 들어서면 해당 지역은 추후 포항시 북구 지역의 새로운 대규모 주거단지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파트 단지 내 입주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이미 동편에 있는 출입로에서는 교통 정체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포항시민 최모(58·북구 흥해읍)씨는 “하루 이틀도 아니고 날마다 출·퇴근 시간만 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차들이 길게 늘어선 채로 거북이걸음을 하듯 아파트로 들어가고 있어 여간 답답한게 아니다”며 “서쪽에 도로가 만들어지면 교통문제가 해결되는 줄 알았는데, 2차선 도로가 들어서면 도로가 있으나 없으나 불편한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동쪽보다 서쪽에 입주민이 더 많은데 오히려 도로 폭을 대폭 줄이는 결정을 한 건 시에서 주민들의 불편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역의 한 인사가 도로가 만들어지는 구간에 대규모 토지를 소유하고 있고, 도로에 편입되는 부분을 줄여주기 위해 시가 의도적으로 도로의 폭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2021년까지 장기 미집행 도로를 개설하지 않으면 도로가 폐지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도로가 없어지는 것보다 왕복 2차선 도로를 만들어서 시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려고 한다”며 “땅 소유주의 편의를 위해서 도로 폭을 줄이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선을 그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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