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 연구센터 발표
3명중 2명은 생활비 30% 줄여55%가 재취업하거나 창업

‘정년 퇴직 이후에 따뜻한 곳에 집을 사서 노후를 보내겠다’거나 ‘가보지 못했던 곳을 방문하는 등 노후를 즐기겠다’는 바램은 꿈과 이상에 불과했다. 50대 이상의 대다수 퇴작자들은 퇴직 이후에도 노후자금 마련 등을 위해 재취업을 하거나 창업전선에 뛰어들었다.

11일 하나금융그룹 100년 행복연구센터가 발표한 생애금융보고서 ‘대한민국 퇴직자들이 사는 법’에 따르면, 퇴직자 중 절반 이상인 55.1%는 재취업(37.2%)이나 창업(18.9%)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취업자 가운데서도 65%는 경제활동을 준비 중인 취업 대기자였다. 배우자도 절반 이상인 58.6%은 일을 하고 있었다. 가구 단위 퇴직자의 경제활동 비중은 더 높았다. 가구 단위 퇴작자의 경제활동 비중은 84.8%를 기록했으며, 이들의 36.4%는 “일을 그만두면 당장 또는 1년 이내에 형편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퇴직자의 65%는 직장에서 물러난 뒤 심적인 후유증을 겪고 있었으며 이는 생애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 후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가족과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한다.

그런가 하면, 퇴직자들은 생활비로 평균 월 252만원을 지출하고 있으며, 전체 3명 중 2명은 생활비를 28.7%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걱정은 ‘앞으로 늘어날 의료비’(71.7%)와 ‘노후자금 부족’(62.0%), ‘자녀의 결혼비용’(56.2%) 등이었다.

이들은 여유로운 생활수준을 위해 월 400만원 이상 필요하다고 답했으며 평균 생활비인 2~300만원은 ‘남한테 아쉬운 소리 안하며 먹고 사는 정도’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반면, 퇴직자들 가운데 노후자금이 충분하다고 스스로 평가한 사람인 ‘금(金)퇴족’은 전체 응답자의 8.2%에 불과했다. 이들은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 같은 연금에 일찍 가입하여 노후준비 완성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나타났다.

‘금퇴족’의 연금 가입률은 30대 초반에 이미 28.0%를 보였으며 40대부터는 46.3%가 연금으로 노후자금을 마련했다. 반면 일반 퇴직자의 30대 이전 연금 가입률이 20.4%였고, 40대 후반에도 32.0%에 머물렀다. 또 ‘금퇴족’ 92.7%는 주택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생애 첫 주택 마련도 빨라 46.0%가 35세가 되기 전에 첫 주택을 마련했다.

한편, 행복연구센터는 서울과 수도권 및 5대 광역시에 거주하고 있는 50대 이상 퇴직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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