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 3제강공장서
원터치 자동화 시스템 시연회
품질 불량 문제 사전에 방지
연간 수 억원 비용 절감 기대
조작 실수 우발사고도 방지

남수희(가운데) 포스코 포항제철소장이 7일 스마트 기술이 적용된 전로 운전실에서 출강공정이 자동으로 진행되는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가 국내 최초로 출강 공정을 자동화하는데 성공했다.

포스코는 7일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에서 남수희 포항제철소장과 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터치(One-Touch) 출강 자동화 시스템’시연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출강은 고로 쇳물을 전로에서 받아 정련한 뒤 깨끗한 쇳물(용강)만 분리해내는 작업으로 베테랑의 숙련도와 집중력에 따라 조업의 품질 편차가 발생할 수 있는 고위험 고기술 공정이다.

마치 컵(전로) 안에 떠 있는 불순물(슬래그)을 제거하기 위해 천천히 컵을 기울여 따르듯, 작업자는 고온, 고열의 작업 환경에서 육안으로 확인하면서 이 작업을 매일 수십 차례 수동작업을 해왔다.

그렇다 보니 작업자의 숙련 노하우에 따라 제품 성분이나 미세한 품질의 편차가 발생하고 고열 작업 특성상 안전사고 위험도 컸지만 자동화하기엔 기술 장벽이 높았다.

이에 포스코는 2018년 전로 공정의 스마트 기술 도입을 결정하고 해외 벤치마킹을 통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선함으로써 그 한계를 극복했다. 핵심은 현장에서 일정거리가 떨어진 조작실에서도 고열의 출강조업을 면밀히 살펴보고 정밀히 조작할 수 있는 원격 기술과 공정 자동 프로세스에 있었다.

안전한 작업 환경에서 출강작업이 가능하도록 고성능 적외선카메라를 활용하여 시스템을 구성했고, 돌발 상황 제어 및 출강작업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모델을 구축해 자가학습이 가능토록 했다.

그 결과 작업자는 컴퓨터 화면 속 시작버튼을 한 번만 클릭하면 출강공정에 필요한 7가지 절차가 자동으로 이뤄졌다.

실제로 지난 3월에 실시한 50번의 자동화 시스템 시범운영에서 성분이상률 ‘0’을 기록했다. 원격 정밀 조작이 가능해지면서 쇳물을 따르는 과정에서 불순물 제어가 편차없이 잘 이뤄진 것이다.

과거에는 작업자의 조작 실수 등으로 연 평균 4.5건 정도의 품질 불량이 발생했는데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연간 수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게 됐다. 아울러 작업자 간 품질 편차가 크게 줄고 조작 실수로 인한 우발사고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3제강공장에서 생산되는 전체 강종의 약 90%가 출강 자동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지고 있다. 이날 시연회에서도 클릭 한 번으로 출강 공정이 자동으로 완벽히 이뤄지자 참석자들은 제강 프로세스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조선근 포항제철소 3제강공장장은 “출강 작업은 철강 공정 중 가장 자동화하기 어렵고 복잡한 작업으로 꼽혔지만 이번 자동화 개발을 통해 인적 품질 편차를 줄였다”며 “특히 출강작업자가 고온, 고열 등 위험한 작업환경에서 일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현재 6개의 전로를 운영 중인 포항제철소는 이번 자동 출강 기술을 더욱 확대 발전시켜 작업 난이도가 비교적 낮은 일반강 외에도 복잡한 과정이 요구되는 고급강까지 확대 적용해 글로벌 철강기술 혁신에 앞장 설 계획이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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