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포항본부 조사연구 보고서
수도권 접근성 취약 등은 약점
한·일 무역마찰 장기화도 변수
프리미엄급 크루즈로 차별화
전담부서 신설·전략대응 주문

“포항 크루즈산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프리미엄급 이상 크루즈를 반드시 유치해야 합니다.”

지난해 전세계 국제크루즈 이용객수가 3천만명에 이르며 코로나19 이전 해양관광 분야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크루즈산업을 환동해중심도시 포항에 전략적으로 접목시킬 방안이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28일 공개한 2020년 1호 지역경제조사연구 보고서 ‘포항의 크루즈산업 육성방안(김진홍 부국장, 유태경 조사역)’에 따르면 포항 영일만항에는 2020년 하반기 중 5만t급 크루즈선이 접안 가능한 국제여객부두가 완공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포항시는 환동해 거점도시로서 해양관광 인프라인 국제여객부두를 기반으로 환동해권 크루즈 및 페리 항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실제로 영일만항은 2011년부터 일본 교토의 마이즈루시와 한·일간 국제페리운항에 대한 논의를 지속해 왔으며 2014년 3월 시범운항을 실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제여객부두 준공에 앞서 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해 포항 영일만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5만7t급 크루즈선 시범운항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포항시는 크루즈 정기항로 1개 노선을 유치해 5회 이상 운항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실상 물거품되고 말았다.

한은 포항본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재도약을 준비 중인 포항 크루즈산업의 SWOT(강점·약점·기회·위협) 분석을 하고 성공의 길로 향하기 위한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강점으로는 지정학적 위치를 꼽았다. 포항은 환동해경제권의 5각형 크루즈노선에 위치해 최적의 허브기착지인 동시에 1시간 이내 거리에 문화유산이 풍부한 관광지인 경주도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약점으로는 낮은 지명도와 수도권의 접근성이 취약한 점 등이 지목됐다. 기회요인으로는 크루즈형 페리 등을 함께 유치할 경우 남북경협 본격화시 물류보충기지로서 역할이 가능하다는 점이, 위협요인으로는 최근 한·일간 무역마찰로 인한 관계 경색이 장기화될 경우 서일본 노선 확보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각각 꼽혔다.

포항 크루즈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포항시에 전담행정부서인 ‘크루즈센터(가칭)’를 신설·운영하고 단기, 중장기적 전략을 구분해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크루즈센터가 설치되면 크루즈 관련 조례 제정, 의료 및 검역 체계 마련, 역내 산업체 및 관련 기관과의 조율 등을 전담해 크루즈산업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단기적인 활성화 전략으로는 포항의 부족한 인프라를 경주, 대구, 부산 등 주변지역과의 연계강화를 통해 보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항만 주변에 특급호텔, 쇼핑센터 등 상업시설을 유치하고 지역 내에 차별화된 관광테마를 육성하는 한편, 국제관광서비스 전문요원 양성센터(가칭)를 설립해 전문인력 지속 공급과 청년 취업기회 확대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수행한 김진홍 한은 포항본부 부국장은 “타지역과의 차별화를 위해 소규모 인원이지만 1인당 소비지출액이 높은 프리미엄급 또는 럭셔리급 크루즈를 유치하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인천, 제주, 부산 등 국내 3대 크루즈 기항지의 장단점을 면밀히 분석해 승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만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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