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후폭풍… ‘TK 정치적 고립’ 현실화 우려의 목소리
4·15 총선 후폭풍… ‘TK 정치적 고립’ 현실화 우려의 목소리
  • 박순원기자
  • 등록일 2020.04.28 19:50
  • 게재일 2020.0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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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공들이는 ‘방사광가속기’전남 나주 유치 유력설
코로나 19 특별재난지역 대대적 지원 약속 ‘물거품’ 걱정

‘대구·경북 패싱(TK 패싱)’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23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1대 총선 결과를 두고 대구·경북의 고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지역 현안사업이 불이익을 받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이도 많고, 당장 내년 국비 확보부터 빨간불이 켜졌다고 불안해하는 분도 있다”며 “신념에 따라 소신껏 선택한 결과다. 괜히 주눅 들거나 움츠릴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4·15 총선 이후 현실은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와 경북을 텃밭으로 하는 미래통합당에서는 ‘탈 영남권’이 언급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지역주의를 타파하자”는 종래의 주장이 모습을 감췄다.

이는 대구와 경북 현안 사업의 소외로 나타나고 있다. 당장 경북 포항시가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전라남도 나주 유치’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달 초 광주를 찾아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를 나주에 유치하고 광주에 신산업생태계를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이해찬 대표 측은 “발언이 와전된 것”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접촉하고 있는 지역 관계자는 “이미 정부 일각에서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나주 설립을 염두하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아직 완전하게 결정난 것이 아닌만큼, 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최선을 다해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28일 과기부와 교육부 등에 따르면, 민주당에서는 오는 2022년 개교를 목표로 하고 있는 한전공과대학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를 연계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나주에 설립되는 한전공과대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특화 인재 양성을 위해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사항이다.

반면, 과기부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의 포항 유치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는 포스텍에는 ‘입조심’을 시키고 있다. 포스텍 관계자는 “포스텍의 입장에서도 방사광가속기가 포항에 있는 것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도 “과기부 등에서 포스텍에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TK 패싱’은 또 있다.

4·15 총선 이전, 민주당과 통합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시와 경북 일부 지역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총선 이후 이 같은 약속은 사라졌다.

결국 지난 24일 권영진 대구시장과 당선자들이 모여 “지역의 손실이 막대한데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피해 구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코로나19 재정지원과 가칭) ‘코로나19로 인한 특별재난지역의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제정 △영남권 감염병 전문병원 대구유치 △특별재난지역 대학 교육비 지원 △중소기업 담보비율 상향 조정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구와 경북의 목소리가 중앙에 전달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당장 28일 대선주자 선호도 40%를 넘으며 입지를 다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대책위원장은 지역구 공약을 챙기며 논공행상에 나선 모습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전쟁에서 승리하면 상을 주는 것처럼, 선거가 끝나면 ‘자기 사람·자기 지역’ 챙기기는 당연한 수순”이라면서 “대구와 경북을 기반으로 하는 통합당이 참패한 만큼, 당분간 ‘TK 패싱’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2021년 하반기에 착공하는 ‘원전해체연구소’는 부산과 울산 접경지역에 약 7만3천㎡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당초 정부의 ‘동남권 유치’ 방침에 따라, 포항시와 경주시 등이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TK 패싱’ 바람이 불면서 유치에 실패했다. 앞서 지난 19대 국회에서는 ‘동남권신공항 밀양 유치’도 정치적 논란 끝에 양보해야 했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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