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12년간 추적 관찰 결과
사망위험률 절반이상 감소 알아내
加 온타리오 웨스턴대 연구팀은
작업기억 향상 효과 밝혀내기도
복부에 약간 힘주고 허리 세워
바른 자세로 걸어야 효과 있어
스마트기기 활용 걷는 양 관리를

처방전 없이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최고의 약은 바로 걷기다. 많이 걸을수록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걷기 건강학’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잘 걷기만 해도 건강하게 오래 산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와 국립노화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미국에 거주하는 40세 이상 성인 4천800여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일주일간 만보계를 착용하고 걸음수를 측정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최대 12년간 추적 관찰해 걸음수와 사망률 간의 연관성을 살폈다.

최근 미국의학협회저널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하루에 8천보 이상을 걷는 사람은 4천보 미만을 걷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51% 낮았다. 하루 1만2천보를 걷는 사람은 4천보 미만을 걷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65% 감소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나온 정확한 원인은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활동량이 많을수록 각종 질병 위험을 낮춘다는 다른 연구 결과가 상당수 발표된 바 있다. 노르웨이 연구팀이 약 2만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도 일주일에 2시간 이상 신체 활동을 한 사람은 신체 활동이 거의 없는 사람보다 사망률이 절반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월에는 캐나다 온타리오 웨스턴대학교 연구팀을 통해 20분간 걷는 것만으로도 커피를 마시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작업기억(working memory) 향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걷기는 건강에 가장 좋은 유산소 운동으로 꼽힌다. 걸으면 엔도르핀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지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심폐 기능이 향상되고, 근육이 강화돼 질병에 걸릴 위험도 줄어든다. 뇌를 자극해 치매와 우울증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하루 1만보씩 꾸준히 걸으면 여성은 4.6년, 남성은 4.1년 더 젊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심장학회는 유방암, 대장암, 심장질환, 당뇨, 골다공증, 고혈압을 낮추는 방법으로 걷기를 권장한다.

요즘엔 스마트기기를 활용해 자신의 걷는 양을 측정하거나 관리할 수 있다. 전문의들은 걷기 운동의 효과를 높이려면 강도와 빈도보다 자세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상·하체가 균형을 이뤄 관절 부담을 최소화해야 오랫동안 건강한 관절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걸을 때는 복부에 약간 힘을 주고 허리를 바로 세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허리를 약간 앞쪽으로 숙인 자세로 걷는 사람이 많은데, 약간 과하다 싶은 정도로 가슴과 허리를 펴야 바른 걷기 자세다. 눈은 10∼15m 전방을 주시하면서 몸에 힘을 뺀 채 걷는다. 무릎이 펴진 상태로 발뒤꿈치부터 땅에 닿고 발바닥이 닿은 다음 엄지발가락으로 지면을 차고 앞으로 나간다.

잘못된 자세로 걸으면 오히려 발목 염좌 및 인대 손상, 발목관절염, 허리질환 등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걷기 운동을 시작할 때 자세부터 바로잡고 유지해야 한다. /김민정기자

    김민정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